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SPC삼립
입력 17.11.24 06:00|수정 17.11.23 19:12
제분, 육가공, 액란 등 자체적으로 식자재회사 설립∙M&A통해 수직계열화 성공
온라인쇼핑몰, 홈쇼핑, 소셜커머스 등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한 핵심사업 강화
HMR제품군(냉장냉동유통 즉석식품) 강화, 해외사업 확대로 새로운 활로 모색
  • 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이 장기 불황과 저성장, 시장 포화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기존 사업의 틀을 깨고 다각화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SPC그룹의 계열회사로 국내를 대표하는 제빵기업인 ‘SPC삼립’은 성공적인 사업다각화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SPC삼립은 무분별한 확장과 몸집불리기 대신, 핵심사업인 제빵업과 관련된 제분, 계란, 육가공, 물류 등의 자회사들을 설립하면서 제빵사업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회사들을 통해 모그룹인SPC그룹에 시너지를 제공하여 그룹 내 역할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렇게 SPC삼립은 과거 빵만 만들던 기업에서 벗어나 빵과 관련한 다양한 식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식품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 2011년, SPC그룹 내 또 다른 양산빵 계열사인 샤니와 영업양수도를 통해 제품개발 및 판매부문을 통합했다. 영업 양수도를 통해 연구개발, 생산, 영업조직의 전문화로 기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으며 중복되는 거래처와 영업조직을 단일화해 물류비와 인건비를 절감하며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SPC삼립은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10년부터 꾸준히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회사를 설립 또는 인수를 추진해왔다.

    먼저, 2010년 계란 가공업체인 ‘에그팜’을 설립했다. 2012년에는 모그룹인 SPC그룹으로부터 제분기업 ‘밀다원’을 인수했고, 이어 2013년에는 육가공 전문기업 ‘그릭슈바인(당시 알프스식품)’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기반을 다졌다.

    이렇게 주력 제품인 빵의 주원료가 되는 밀가루, 계란, 육류 등의 공급과 수요에 대한 콘트롤이 가능해지면서 품질관리, 생산원가 관리에 있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원하는 수준의 고품질의 원료를 항상 신선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SPC삼립은 2014년 7월 식자재유통 사업부문에 대한 물적분할을 통해 식품유통 전문 자회사인 ‘SPC GFS’를 설립했다. SPC GFS는 SPC그룹 내 구매∙물류∙식자재유통 등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에 전문화된 식자재 물류, 구매 대행 등 업종의 노하우를 살린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룹 계열사 간 통합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으며, 아웃백∙버거킹 등 외부 물류 대행을 수주하며 3자 물류사업에 대한 역량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SPC GFS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도 법인을 설립해 해외시장에도 진출했으며, 향후 중국 내 파리바게뜨의 확장에 따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PC그룹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의 공동연구로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를 발굴해 국내 처음으로 제빵 상용화에 성공했다.

    SPC그룹은 지난 2005년 기초연구를 위해 설립한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통해 제빵에 적합한 토종 효모 발굴과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실시해왔다. 서울대 연구진과 11년동안 1만여개의 토종 미생물을 분석했으며 그 과정에서 청정지역인 청풍호,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미생물을 채집하거나 토종꿀, 김치, 누룩 등 한국의 전통식품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 지방의 5일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SPC그룹과 서울대는 한국 전통누룩에서 제빵 적성에 맞는 천연효모를 찾아냈으며 천연효모 이름은 SPC그룹과 서울대학교의 이름을 따 ‘SPC-SNU(에스피씨-에스엔유) 70-1’로 붙였다.

    효모는 빵의 발효는 물론 맛과 향, 풍미를 좌우하는 제빵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해 그동안 관련 연구가 부족했다. 그나마 천연발효종(효모와 유산균이 공존하는 배양물)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편이었지만 미생물 분야인 천연효모의 생화학적, 유전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서진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생명공학 교수는 “이번 제빵용 토종 천연효모의 발굴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낸 것과 같다”면서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국내 발효식품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쾌거”라고 설명했다.

    SPC-SNU 70-1 천연효모는 발효취가 적고 담백한 풍미를 갖고 있다. 빵을 만들면 다른 원료의 맛을 살리면서 쫄깃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제빵 적성에 맞는 발효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빵의 노화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SPC그룹은 SPC-SNU 70-1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하고, 국제 특허 출원도 완료해 프랑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지정국가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SPC그룹은 SPC-SNU 70-1를 사용한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먼저 파리바게뜨를 통해 천연효모빵 27종을 출시했으며 SPC삼립은 ‘천연효모로 만든 로만밀 통밀 식빵’을 비롯한 식빵 12종과 샌드위치 10종 등 총 22종의 제품을 ‘천연효모’로 만들어 출시했다.

    특히, 대표제품인 ‘천연효모로 만든 로만밀 통밀 식빵’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밀과 아마씨, 호두 등의 견과류가 들어 있어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SPC삼립은 향후 천연효모 적용 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PC삼립은 제품 라인업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빵 제품 이외에도 면 제품(하이면 등)과 빙과류(아시나요, 아이차), 제리(제리뽀), 육가공제품(어육 소시지, 캔 햄 등). 우유(설목장 우유), 계란(오메가 밸런스 달걀), 생수, 밀가루 등 과거의 히트제품을 되살려내는 동시에 자회사 설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 SPC삼립은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하이면’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15년 하이면 우동 3종을 출시 하여 큰 인기를 얻고있다. 하이면은 SPC삼립이 지난 1974년 론칭해 올해 42년째를 맞이한 면 전문 브랜드로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을 사용해 담백한 맛과 간편한 조리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SPC삼립은 인천공항 내에 ‘하이면 팝업스토어’를 열고 ‘40년 전통, 추억의 우동 전문점’을 콘셉트로 하이면을 즉석에서 조리한 우동 3종과 수제 오니기리 3종 등의 식사 메뉴와 간단한 음료도 함께 판매했다. 또한, 박스 형태로 포장된 ‘하이면 선물세트’와 낱개 제품 3종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일 평균 600그릇의 우동이 팔리는 등 당초 예상보다 2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고객 비중도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하이면 우동'은 속리산, 김천, 왕전, 진주 등 휴게소 12개와 인천공함점, 노원점, 양재역점, 안양역점 4개의 로드샵까지 총 16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또한, 편의점과 중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냉장 및 냉동 디저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인기 상품인 ‘카페스노우’는 월 평균 30만봉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업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제품 전략뿐만 아니라 유통채널의 다변화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편의점, 대형마트 등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자체 온라인쇼핑몰인 ‘브레드몰’, TV홈쇼핑, 소셜커머스를 활용한 유통도 확대하고 있다.

    SPC삼립은 제빵용 원료 생산시설인 ‘SPC프레쉬푸드팩토리’를 기존 청주공장내에 새로 건립했다.

    ‘SPC프레쉬푸드팩토리’는 빵, 케이크, 샌드위치 제조에 쓰이는 각종 원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연면적 1만 6000 ㎡ 규모로 건립 예정이며 투자금액은 약 420원으로 가공채소, 소스류, 음료베이스, 제빵용 필링 등 200여 품목을 연 13,000 톤 생산할 수 있다.

    SPC프레쉬푸드팩토리의 핵심 생산 품목은 샐러드, 샌드위치에 사용되는 양상추, 로메인, 샐러리, 토마토 등 가공채소로 월 평균 가공량이 500톤에 달한다. 이 밖에도 비가열 냉장주스 및 음료베이스와 토마토 페이스트, 마요네즈, 머스터드, 드레싱 등의 다양한 소스류도 생산한다.

    샌드위치 및 샐러드 시장은 최근 건강 트렌드와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고, 베이커리에서도 관련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카테고리다.

    3400여 매장을 보유한 SPC그룹 계열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현재 원료용 야채를 공급받아 매장에서 샐러드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원료 위주로 공급하고 있는 가공채소를 향후에는 완제품 샐러드로 확대해 여러 유통망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인 ‘피그 인 더 가든(Pig In the Garden)’을 샐러드 제품 전문 브랜드로 육성해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샐러드 취급률 증가와 함께 연 100억 원 이상의 매출 증대를 예상하고 있으며, 그룹 계열사 외에도 다양한 유통채널로 진출해 연 2조원 규모의 HMR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빵 제품 제조에 쓰이는 각종 크림과 토핑, 퓨레 등의 베이커리 필링(소) 원료와 피자소스와 머스터드소스 등 제빵용 소스도 생산할 예정이다. 이러한 베이커리 원료는 SPC그룹 계열사의 사용량만 해도 연간 약 250억 원 규모에 달한다.

    SPC삼립은 SPC프레쉬푸드팩토리를 통해 종합식품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SPC그룹 계열사의 수요는 물론 외부 영업을 더욱 확대하여 HMR시장에도 진출해 2020년까지 관련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SPC삼립은 지난 2013년 새로운 CI 공개와 함께 2020년 비전을 발표했다. SPC삼립은 ‘Happy Food & Happy Life를 창조하는 TOP Food Company’라는 비전 슬로건 하에 2020년까지 매출 4조, 해외 5개국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발표했다.

    SPC삼립은 기존 주력사업인 제빵사업 분야 강화 이외에도 신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활발한 글로벌 진출로 2020 비전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식자재 사업을 대폭 강화해 급식, 케이터링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계열 제분회사인 밀다원은 밀가루 생산뿐 아니라 프리믹스 시장까지 제품군을 확장하고, 육가공 전문기업인 그릭슈바인을 통해 고급 육가공 제품 개발하여 새로운 유통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해외 기업과의 제휴와 M&A도 활발히 진행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글로벌 분야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제빵사업을 전개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