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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제일주의(第一主義)'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핵심 계열사들의 크고 작은 해외 인수·합병(M&A)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키는 한편 CJ헬스케어·CJ푸드빌 등 장기간 투자에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수술 작업에 착수했다.
이재현 회장이 2년여간의 경영 공백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에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 E&M을 그룹의 확실한 성장 축으로 삼고 그에 맞춰 전반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여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직후 CJ그룹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식품·식품소재 사업 부문에서만 1조원 가까운 투자를 집행하는 동시에 30년 넘게 운영해온 제약 사업인 CJ헬스케어는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CJ푸드빌 내 핵심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를 분사, 성장 및 투자 지렛대로 삼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투자자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조만간 CJ그룹에 주력 사업부문은 강화하고, 비주력 사업부문에선 힘을 빼는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식품 및 식품소재(CJ제일제당)·유통(CJ대한통운)·문화(CJ E&M)에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은 주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축소 또는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이재현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2030년 세 개의 사업 부문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월드베스트 CJ'를 중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향후 4년간 36조원 규모의 통큰 투자도 공언했는데 그룹 안팎에선 사실상 CJ대한통운·CJ제일제당에 투자금 대부분이 집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잘 하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목표에 근접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비주력 사업에서 힘을 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 기준 매출 기여도를 보면 유통과 식품·식품소재(바이오) 사업이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2018년 정기 인사에서 50대 젊은 CEO들이 대거 경영 일선에 배치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처음 단행한 인사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후문이다.
CJ그룹에 정통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은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분야에 집중해야 그간 놓쳤던 성장의 기회를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며 "주요 사장단의 세대교체도 진행돼 향후 2~3년간 그룹 내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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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여력이나 재무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 다수의 의견이다. 단기간 내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한 굵직한 M&A가 예고된 상황인데 CJ그룹의 실탄은 넉넉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 9월말 기준 CJ그룹의 현금성자산은 1조7000억원이다. CJ그룹은 매년 연간 2조원 안팎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있다.
2010년 초부터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집행하며 재무부담은 커졌다. 2016년 CJ그룹의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10조원에 육박하고 내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만 7800억원 규모다. 복수의 신평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서 차입이 불가피해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사전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기존 바이오·생물자원·식품·소재 등 4개 사업부문을 바이오(식품소재)·식품으로 통폐합 CJ제일제당의 경우 바이오 부문을 따로 분사해 CJ제일제당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G 등 식품 첨가제와 메치오닌·라이신 등 식품소재 부문에서 해외 경쟁 업체와의 증설 및 가격 경쟁을 벌여 글로벌 1위를 굳히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평가가 많다.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부터 지난 10월 성사시킨 베트남 제마뎁까지 총 9건의 굵직한 거래를 완료한 CJ대한통운도 공격적인 M&A 전략을 당분간 이어간다는 기조다. 중국 물류 자회사 CJ로킨의 현지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는 것 역시 대규모 공모자금을 조달, 추가 M&A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중국 물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상대적으로 그룹 내 중요도가 떨어지는 CJ오쇼핑과 CJ헬로 등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한 계열사로 분류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CJ헬로비전 매각 무산 이후 이미 한차례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TV 홈쇼핑의 수요 감소로 인한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언제든 사업을 정리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미 CJ오쇼핑은 인도 법인과 중국 법인 일부를 정리했고, 국내 본사에서도 꾸준히 인력이 이탈하고 있는 모습이다.
CJ헬로비전은 매각 무산 이후 변동식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사명을 'CJ헬로'로 바꾸며 "추가적인 재매각 계획이 없으며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매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문화 콘텐츠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시너지가 떨어지는 사업을 가져갈지 의문이란 분석이다. 케이블 산업 업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애물단지란 평가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과 색깔이 다른 사업의 경우 그룹에 기여하는 바가 작다면 손질을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그룹 전반적으로 오너 경영 공백기 동안 뒤처졌다는 아쉬움이 강해 주력 사업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비주력 사업은 외형을 축소하거나 주력 사업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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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24일 15: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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