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배당' 공식에 오르는 주가...리파이낸싱 '파란불'
입력 17.11.28 07:00|수정 17.11.27 17:20
쌍용양회 52주 신고가 기록...리파이낸싱 '수월'
락앤락 아시아 시장 성장 기대...어피니티 인수 이후 주가↑
고밸류 논란 일었던 ING생명...KB금융지주 탐내는 매물로
  • 사모펀드(PEF)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기업의 '주가'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재무구조와 업황 개선, 배당 매력 등이 부각되면서 연말을 앞두고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상각전 이익(EBITDA)와 그 배수로 기업을 인수하는 PEF는 항상 시가총액과 매수금액 사이의 괴리에서 고민을 해왔다. 시가총액이 늘어나며 리파이낸싱(채무재조정) 등이 좀더 수월해질 거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양회 경영권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1년간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쌍용양회는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등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쌍용해운과 쌍용자원개발을 합병하는 등 빠른 속도로 시멘트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했다. 대한시멘트 인수로 국내 시장 1위 지위의 점유율도 공고히 했지만 정작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이에 회사는 시장에 배당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지난 2분기 배당금으로 약 300억 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2016년 연간 배당금(28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 3분기엔 배당수익률 5%에 이르는 650억원을 지급했다. 향후에도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말 배당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환기되면서 쌍용양회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4일 기준 쌍용양회의 종가는 (2만800원)을 기록하며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달 1만1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와 비교하면 한 달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배당규모가 확대되면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과거 외국인 지분율의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4%로 늘어났다. 시멘트 업계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쌍용양회만큼의 배당주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채무 재조정 작업에서도 부담을 덜었다. 한앤컴퍼니는 당초 쌍용양회 지분 78%를 담보로 차입한 7000억원을 두고 차환을 진행 중이다. 인수 검토 시점에는 주가가 낮아 시가총액 대비 담보대출(LTV)비율 부담이 컸지만, 최근 주가 상승으로 여력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국내 1위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 인수를 앞두고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락앤락은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음에도 3년새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8월 1만28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달 2만6000원으로 뛰었다. 한중관계 개선 시점과 맞물리며 해외 시장 매출 성장 가능성 주목받았다.

    어피니티의 전력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는 해태제과와 하이마트, 더페이스샵, 오비맥주 등을 인수해 5조원의 자본 차익을 얻은 바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매각가와 인수가가 5배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락앤락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금융 조달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당초 어피니티와 주선사는 3% 후반대에서 금리를 논의했지만, 이후 KB증권이 단독 주선하게 되면서 4.2% 수준으로 상향했다. 금리가 낮아 셀다운(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담보가치 상승으로 수월히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락앤락 주식가치 상승 기조가 이어진다면, 향후 자본 재조정 조정을 통한 투자금 조기 회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피니티에 대출을 제공한 KB증권은 이달 인수금융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락앤락은 다음달 4일 임시주총을 열고 인수를 마무리한다.

    MBK파트너스의 투자회수를 두고 고밸류 논란을 받았던 ING생명도 시장에서 재평가되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경영지표와 배당 정책으로 상장 이후 주가는 정점을 찍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ING생명의 가치는 더욱 부각됐다.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생보사들의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형사로는 유일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유력 매물로 꼽혔다. 매각을 앞두고 부담을 느꼈던 MBK도 금융권의 이러한 반응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MBK가 보유하고 있는 ING생명 지분율은 60%로 지분 가치는 2조60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