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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의 ‘원(One) IB’가 삐걱거린다. 이를 담당하던 책임자는 이유도 불분명하게 교체됐고, 내부에선 협업보단 각자도생이란 명분 하에 성과 공유는커녕 인사 교류조차 뜸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협업과 시너지를 강조하는 경영 기류와는 정반대로 하나금융투자 IB 사업부 간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인적 교류를 비롯해 사업부 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많았다면, 이제는 각 사업부 간 정보 교류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한 하나금융 내부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담당하는 PE실, 부동산 금융을 담당하는 PF실 등 부서가 나뉘어져 있지만,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사실상 경계가 허물어졌다"라며 "만약 인프라(SOC)실이 사업을 할 때 사모펀드(PEF)를 활용해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 이전 같았으면 PE실과 공동으로 진행하겠지만, 지금은 각자 알아서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배경으론 보수 배분 문제가 거론된다. 김정태 회장이 IB 사업을 강조하면서 부서 간 성과 경쟁이 치열해졌다. 다른 부서와 협업했을 경우 보수를 나눠 가져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다 보니 거래를 발굴한 부서에서 마무리까지 지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은행과의 불협화음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은행과 증권사 IB 사업 간 협업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원 IB'제도를 도입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박승길 전무가 은행 IB사업단장 겸 증권 IB그룹장을 맡아 은행과 증권의 IB 사업을 통합 관장했다.
은행은 전국 영업채널을 활용해 IB 영업에 나서고, 이를 증권사에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성과가 나올 경우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은행의 성과도 인정해준다. 박 전무는 이를 통해 하나금투의 약한 영업력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돌연 지난 연말 인사에서 박 전무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나금융투자 IB부문의 실적이 지난 해 큰 폭으로 개선됐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와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작년 9월말 누적 기준 하나금융투자 IB부문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0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78% 성장했다. 전체 순익(924억원)에서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3.6%까지 커졌다. 전년 비중이 25.1%였음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이 고대하던 IB 비중 확대에 한 걸음 가까워진 셈이다.
이러다 보니 내부에선 박 전무가 은행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은행 출신이지만, IB그룹장을 겸직하면서 증권 쪽에 힘을 밀어주는 과정에서 은행 출신들의 반발을 샀다는 얘기다. 원 IB라고는 하나 맏형인 은행의 힘이 막강하다 보니 증권 쪽에 힘을 쏟아주기 힘든 구조란 비판도 나온다.
후임으로 새롭게 취임한 배기주 전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1991년 하나은행 입행 후 업무 경력이 IB보다는 '관리'에 집중돼있다는 분석이다. 배 전무는 2000년 신용관리팀 심사역·2004년 대기업금융본부 RM부장·2009년 신용관리팀장을 역임했다. 하나금융투자에서는 2012년부터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맡아왔다.
박 전무의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배 전무가 의욕적으로 원 IB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걸림돌이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른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 출신의 입김이 거센 상황에서 배 전무에게 얼마나 힘이 실릴지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김정태 회장이 의욕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원 IB란 말이 무색하게 오히려 조직이 와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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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15일 11:59 게재]
원 IB 책임자인 박승길 전무 갑자기 교체
실적 좋았음에도 교체되자 뒷말 무성해
IB선 서로간 협업 사라지고 각자도생 판쳐
실적 좋았음에도 교체되자 뒷말 무성해
IB선 서로간 협업 사라지고 각자도생 판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