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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규모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허들을 대폭 낮추면서 증권사들의 상장 유치 작업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 불었던 닷컴기업 상장 열풍의 재판이 될지도 관심이다. 당시엔 '인터넷'이 화두였지만, 지금은 '제4차산업혁명', '블록체인 기술' 등으로 테마가 변화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12일 장중 860선을 돌파했다. 2003년 이후 15년만의 최고치다. 정부는 코스닥 관련 새 지수 개발, 3000억 규모 코스닥 투자 펀드 조성, 연기금 투자 유도 및 세제혜택 등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내놓으면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지수 개발과 연기금 투자 유도 등 제도 개편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에 가장 먼저, 피부로 와 닿을 정책은 코스닥 상장 요건 개편안이다. 정부는 혁신기업의 상장의 발목을 잡았던 계속사업이익과 자본잠식 요건을 폐지했다. 대신 세전이익·시가총액·자기자본만 충족하더라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테슬라요건을 활용하는 상장주관사의 풋백옵션 의무 부담도 완화했다.
혁신기업의 성장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 보다 많은 기업들을 코스닥 시장에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한 마디로 코스닥 시장이 벤처·혁신기업의 초기 자금공급을 하도록 빗장을 연 것이다.
이번 상장 요건 개편으로 규정상 상장이 가능한 잠재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기존 4454개사에서 63% 증가한 7246개사로 늘어난다. 한국거래소도 올해 코스닥에 100곳 이상의 기업이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활성화 방안 발표 직후 주요 증권사 기업공개(IPO) 관련 부서에는 상장을 하고 싶다는 중소기업들의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실무담당자는 "11일 오후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 정신이 없다"며 "대부분 현재 적자를 시현 중이지만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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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는 2000년대 초 'IT 붐'을 상기시킨다는 평가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벤처 활성화에 나섰다. 당시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육성책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코스닥 시장은 전성기를 맞았다. 1999년 7월 코스닥 지수는 당시 200선(2004년 1월 10배로 조정 이전 지수)을 돌파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증권사들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ECM 부문의 올해 실적 목표치는 지난해 대비 50%나 올려잡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5년간 IPO 부문에서 2팀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말 조직을 개편하며 처음 ECM3팀을 신설했다. 중소·기술기업 상장에 주력하는 키움증권도 IPO를 전담하는 기업금융팀을 2개로 나눴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분위기가 '거품'이 될 지 여부다. 코스닥은 전성기를 맞이한 지 불과 2년 후 인터넷 거품 붕괴와 함께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제4차산업혁명이라는 실체 없는 테마를 내세운 기업들이 무더기로 증시에 입성했다가 상장폐지될 경우 코스닥은 또 다시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한 증권사 IPO 실무 담당자는 "상장 문의를 해온 기업 중 상당수는 예비심사 통과율이 98%에 달했던 지난 2014년, 2015년 당시 거래소 기준에 비춰봐도 상장이 어려운 곳들"이라며 "상장 물량의 20%를 일반공모로 강제하는 국내에서 상장 문턱을 낮추는 것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건 양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거래소가 '질적 상장 요건'을 얼마나 완화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이번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상장 관련 내용은 대부분 양적 기준 완화다. 양적 조건에서 합격이더라도 질적 심사에서 걸러질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지난해 정권 교체기 거래소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질적 심사 잣대를 들이대며 상장 예비심사 통과률을 크게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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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14일 07:00 게재]
상장 허들 낮춰 활성화 유도
860선 넘어 15년 만에 최고치
"올해 100개사 이상 상장 예상"
증권사, 상장 유치 작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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