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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경영 전략에 대한 기관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음에도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주가 수익률이 부진한데다, 특히 신계약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약화한 탓이다. 주주들은 조만간 진행될 연간 실적발표와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간 실적발표 및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화재를 둘러싼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다. 증권업계에선 삼성화재의 4분기 당기 순이익 추정치를 40억~1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누적 1조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일단 1회성 비용 요인이 겹쳤다. 삼성화재는 법인세율 상향으로 비상위험준비금 약 450억원을 4분기에 적립했다. 5년에 걸쳐 상각해야하는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투자 관련 비용 500억원도 처음 반영됐다. 미국 지점 부채이전 재보험 계약관련 손실 1180억원도 역시 지난 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보험요율 조정에 따른 손해율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는 2016년과 2017년 자동차보험료를 연달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동기 대비 약 1%포인트 상승한 88%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주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 주가의 흐름이다. 지난해 1월 27만원이었던 삼성화재 주가는 이익 증가 추세와 더불어 지난해 7월 한때 30만원까지 올랐었지만, 올해 초 26만원까지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28만원대를 회복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의 연간 누적 주가 수익률은 -0.7%에 그쳤다. 다른 상장 손보사 주가가 평균 33.4%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손해율과 자본력이 강점이었던 삼성화재가 타사 대비 낮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기관 주주들은 조 단위 순이익에도 불구, 지지부진한 주가의 배경으로 삼성화재의 경쟁력 악화를 꼽고 있다.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삼성화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5%가량 감소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보험대리점(GA)채널을 앞세워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의 턱 밑까지 쫓아오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8월 신계약 시장 점유율을 16%로 끌어올려 2~3위권인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을 제친 바 있다.
메리츠화재의 약진은 삼성화재의 약점을 도드라지게 했다. 삼성화재는 전속 채널을 활용해 대부분의 상품을 판매해왔다. 손보사 다수가 GA 채널을 통한 신계약 비중이 3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다수 보수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이유다.
주주들은 앞으로 다가올 실적발표와 주주총회에서 삼성화재가 새롭고 차별화되는 상품 판매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 측은 GA채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GA채널을 확보하려는 손보사의 경쟁이 치열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 모습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올해부터 GA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올해 이익에 영향을 줄 수 는 없을 것"이라면서 "경쟁사와 차별화한 판매 전략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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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23일 17:00 게재]
4분기 순이익 거의 없어...일회성 요인 대거 반영
1조원 순이익 보였음에도 경쟁력 약화에 우려 목소리
"2월 실적 발표에서 차별화한 전략 보여줘야"
1조원 순이익 보였음에도 경쟁력 약화에 우려 목소리
"2월 실적 발표에서 차별화한 전략 보여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