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버·휴젤로 韓서 재미 본 베인캐피탈, 크레딧 펀드도 '기웃'
입력 18.02.02 07:00|수정 18.02.05 09:28
한화종합화학 바이아웃 펀드 대신 크레딧 펀드가 참여
최근 크레딧 아시아펀드 조성…부동산·NPL 등 대출분야 총력
"지난해 PE펀드 한국시장 성과 영향 미친 듯"
  • 한화종합화학 소수 지분 인수에 뛰어든 베인케피탈이 기존 바이아웃 프라이빗에쿼티(Private Equity) 펀드가 아닌, 크레딧(Credit) 펀드를 통해 인수를 추진 중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연초부터 국내 시장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든 모습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IBK투자증권 컨소시엄, 한국투자파트너스, 외국계 투자자 등 4곳의 후보들이 한화종합화학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 대상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총 24.1%다. 매각 본입찰은 내달 설 명절 이후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베인캐피탈은 그간 한국시장에 발을 넓혀온 PE 바이아웃 펀드 대신 크레딧 펀드를 활용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1998년에 설립된 베인캐피탈 크레딧 펀드는 주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부동산, 부실채권(NPL), 메자닌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고금리채권 등 사모대출(Private Loan) 분야에 특화해왔다. 현재 약 37조원(3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바이아웃 펀드가 주로 5~7년 단위 중·장기 투자를 담당한다면 크레딧 펀드는 통상적으로 2년 내 단기 대출에 주력한 성격을 보인다.

  • 로이터 및 프라이빗에퀴티인터내셔널(PEI)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인캐피탈 크레딧 펀드는 지난해 약 1조원(1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크레딧 펀드(Bain Capital Special Situation Asia) 조성을 목표로 글로벌 38개 기관 대상으로 수요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약 6000억원을 조달해 1차 클로징한 후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한화종합화학 거래도 이 펀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최근 크레딧 펀드가 만들어져 소진해야 하는 필요성도 컸고 거래를 이끄는 인력 중 화학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IB 출신 인력이 있어 이번 거래에도 익숙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베인캐피탈은 아시아 PE펀드를 통해 내부수익률(IRR) 400%에 달하는 카버코리아 매각, 1조원 규모 휴젤 인수 등 성과를 냈다. 이정우 한국사무소 대표도 지난해 성과에 힘입어 올초 매니징디렉터(MD)로 승진했다. 다만 이번엔 거래를 주도하기보단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베인캐피탈이 PE와 크레딧펀드 외에 벤처(Venture)·공공부문(Public Equity) 등 다양한 분야의 펀드를 운용하는 만큼, 추후 한국 시장 확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