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실형 선고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 등 오너 리스크 지속으로 롯데에 대한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특히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계열사 6곳의 합병을 앞두고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낮아지는 등 합병 부담은 커지고 있다.
롯데지주는 27일 임시주총을 열어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 흡수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롯데지주의 계열사 지배력은 더 높아지고 복잡했던 그룹 내 순환 출자 구조도 완전히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지배구조 개편 안건이 통과되려면 주주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회사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의결권이 있는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신동빈 회장의 10.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44.03%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 회장 지분을 제외하면 40.84% 정도다. 대략적으로 소액주주 10%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지배구조 개편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지주 주주들은 26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 반대 의사를 통보한 주주만이 임시주총이 있는 27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진 합병에 대한 시장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 합병대상 6곳의 순자산가치와 매각금액에 큰 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을 둘러싼 악재가 거듭되면서 롯데그룹도 마음 놓고 지켜만 볼 수는 없게 됐다.
얼마 전 신동빈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 21일에 열린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는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안이 통과됐다. 신 회장의 부회장 직위는 유지되지만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룹 총수의 실형 선고로 롯데그룹에 대한 투심은 위축됐고, 그룹 전반의 주가는 하향세다.
-
특히 롯데지주 주가가 한달 새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분위기는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롯데지주 주가가 계열사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 매도를 신청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6만3635원 아래로 떨어졌다.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반대표를 던지는 주주들의 차익은 더 커지고, 롯데지주의 부담도 커진다. 시장에서도 합병 무산 자체를 점치고는 있지 않지만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롯데지주의 주가가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유통업 전반의 구조적 부진 속에서 사업회사들의 전략적 선택지가 많지 않다. 총수 부재 속에서 사업회사들의 해외시장 확대 또는 롯데지주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외형확장을 시도하긴 어렵다. 호텔롯데 상장 및 옥상옥 지주체계에 대한 정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롯데지주 주가 상승에 부담이다.
형제의 경영권 분쟁을 위시한 오너 리스크도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신 회장의 일본 지배력이 약해진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실형 선고 직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 사임 필요성을 먼저 거론한 것도 신 전 부회장이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22일 10:35 게재]
신동빈 회장 실형 이어 일본홀딩스 대표 사임
롯데지주 주가, 매수청수가격 밑으로 '하락'
사업 부진과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주가 반등 요소 없어
롯데지주 주가, 매수청수가격 밑으로 '하락'
사업 부진과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주가 반등 요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