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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벤처투자 관련 법안을 통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투자 펀드를 일원화하고, 투자업종 규제를 완화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 신기술금융회사 관련 내용은 제외돼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상반기 중 벤처투자촉진법(가칭·이하 벤처투자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 오는 하반기 중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2019년 1월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벤처투자법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현재 특별법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특법)을 통합한 법안이다. 정부는 창업투자회사와 벤처펀드인 창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KVF)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해당 법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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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투자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번 통합 법안 제정 추진으로 이원화됐던 감독 체계가 일원화될 것을 기대했지만 법안에 신기술금융회사·신기술투자조합과 관련된 내용이 제외되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법안이 됐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의 벤처 사업 주도권 다툼은 해묵은 얘기다. 그간 두 정부 부처는 해당 사업권을 독점하기 위해 각각이 관할하는 창업투자회사, 신기술금융회사 관련 규제를 경쟁적으로 풀어왔다. 지난해 말엔 부(部)로 승격된 중기부가 나서서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통합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국 각자 밥그릇을 챙기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전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의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한 통합은 어렵더라도 새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관련 부처 간 협의가 이뤄졌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또다시 두 주무 부처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 벤처캐피탈 업체 운용사는 "초기는 모태가, 중·후기는 성장사다리가 맡는 식으로 사업 영역 분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어야 했다"며 "시장에 풀리는 돈이 많아 모태펀드 돈을 받은 GP가 성장사다리펀드에도 손을 벌려야 할 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메가 모(母)펀드 조성이 불발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는 각각 13조원, 5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두 펀드를 합쳐 18조원 규모의 메가 펀드가 조성된다면 펀드당 사이즈가 커져 투자 기회와 수익률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풀이다.
다른 벤처캐피탈 업체 운용사는 "국내 몇몇 VC들이 미국이나 중국서 투자 실적을 내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펀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펀드 규모가 1000억원 정도되면 1곳에 50억~100억원을 한번에 투자하기가 쉽고, 추가 팔로우온(follow-on) 투자도 용이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업종 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 역시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벤처투자법을 마련하면서 사행성 산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을 투자 가능 업종으로 열어뒀다. 중기부는 기존에 금지됐던 부동산업과 음식·숙박업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투자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상 운용사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도 우회적으로 투자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사업의 경우 기존의 특정한 업종으로 분류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투자를 진행해도 법에 저촉되는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법에 길들여진 투자자들의 태도를 감안할 때 크게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구체적으로 법안에 업종이 명시돼 있어야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찌감치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했다가 오히려 암호화폐 사태로 홍역을 치른 뒤 이런 기조가 더 강해졌다는 후문이다.
다른 벤처업계 관계자는 "해외송금앱에 투자했는데 최근 기재부에서 소액해외이체업이라는 새로운 업종을 규정해줘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며 "법안에서 금융업 투자를 풀어준 것과 별개로 특정 업종을 관할하는 부처에서 명시적으로 언급을 해줘야 된다는 탈이 없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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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25일 09:00 게재]
창지법·벤특법 통합 법안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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