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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국내 통신 3사가 M&A 방향성에도 차별화를 두고 있다. 회사들의 경쟁력 및 그룹 내 역할, 수장들의 성향과 조직 내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됐다.
통신 분야 1위 사업자 SK텔레콤(SKT)은 탈(脫)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밑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맥쿼리와 손잡고 올해 최대어로 꼽혀온 ADT캡스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통신에서 IT회사로’라는 방향성은 그룹에서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정호 사장이 부임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사석에서도 “SKT보단 SK하이닉스에 가고 싶었다” 밝히는 등 IT·ICT를 비롯한 그룹 미래 사업 육성에 욕심을 드러내왔다. 중간지주 전환을 통해 통신업에 부여된 각종 유·무형의 규제에서 탈피하고, 안정적인 통신사업에 안주해온 조직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포석이다.
조직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박정호 사장은 지주사에서 이동하면서부터 M&A에서 손발을 맞춰온 PM실 인력과 함께 이동했다. 올해부터는 ‘유니콘랩스’를 신설해 스타트업·초기기업 투자에도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통신업 특성상 재무 등 관리 인력에 힘을 실어온 모습과 다른 분위기다.
오히려 3사간 과당 경쟁이 펼쳐져 왔던 통신부문에선 점차 힘을 빼는 모습이다. SKT는 통신 서비스와 휴대폰 판매를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5G를 포함한 네트워크망 투자에서도 통신사들이 설비를 공유하거나, 연기금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 망 투자를 유도하고 이를 빌려쓰는 방향으로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망을 통신사의 유일한 경쟁력으로 간주하던 기존 논리를 깨고, 현금흐름 확보에 주력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M&A시장에 깜짝 등장한 또 다른 ‘큰 손’은 LG유플러스다. 지난 1월 CJ헬로 인수 추진이 드러나면서 화제가 됐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양 사가 부인 공시를 하면서 잠잠해졌지만, 언제든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특히 M&A업계에선 SKT가 ADT캡스 인수를 확정할 경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도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사 IHQ 인수를 두고도 초기에 내부에서 검토하기도 했다.
‘가보지 않은 길’로 가겠다는 SKT에 비해 상대적으로 LG유플러스의 방향성은 ‘미디어 강화’로 명확하다. 경쟁사들보다 본업 경쟁력과 현금창출여력이 모두 부족한 만큼 같은 돈을 들여도 시너지 측면에서 검증이 된 분야부터 공략하는 전략이다.
권영수 대표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향후 M&A 방향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경쟁사들이 투자 경쟁을 펼치는 ‘5G’에 대해 “아직 돈 벌기 쉽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지만, ‘홈 미디어’에 대해선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5G 기술 관계사들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미디어 업체들이 주가는 물론 기업가치도 훨씬 좋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LG유플러스 상황에선 ADT캡스보다 CJ헬로 인수에 ‘올인’하는 점이 올바른 전략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정호 사장에 사실상 M&A 전권이 부여된 SKT와 달리 LG그룹 특성상 보수적 접근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T·전자분야는 그룹 주축인 LG전자가 담당하는 만큼 무리한 M&A에 나서긴 어려운 구조란 분석이다. 실제 연초 CJ헬로 인수 무산에서도 기업가치에 부담을 느낀 지주사 ㈜LG의 영향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LG화학에서 사업 확장 능력만큼은 인정받은 권영수 부회장과 재무관리에 탁월한 모습을 보인 이혁주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 CFO)이 이끄는 재무라인 간 협업이 관건으로 보인다.
KT는 또다시 지배구조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황창규 회장 부임 이후 지난해까진 통신업 강화·차입 감축을 통한 ‘투자회수기’였던 만큼 지배구조 이슈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통신사들이 본격적인 신사업 투자 사이클을 맞이한 올해부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경쟁사 수장들은 저마다 회사 방향성을 제시하며 발을 내딛고 있지만, KT는 정치권 외풍 차단과 내부 단속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처지다.
특히 최근 지배구조 개선책으로 이사회 권한을 강화했지만, 참여정부 인사를 낙하산으로 영입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대해 시장에선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통신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사진에 의해 경영진이 휘둘리는 구조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정도면 황창규 회장 본인 입장에선 억울하더라도 회사의 미래를 위해 용퇴하는 게 낫지 않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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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12일 07:00 게재]
뭉칫돈 풀 준비된 통신 3사, 전략은 저마다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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