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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발표된 중견 조선사 구조조정 방안에서 중형 조선업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개별 기업의 처리 방안만 나열했을 뿐이다.
조만간 공개될 '조선업 혁신 성장 방안'이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 중심으로 짜여진 것으로 알려진 터라 중형 조선업 방향 제시의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다.
그나마도 성동조선에 대해 "법원 관리 하에서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면 사업 전환 및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회생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방안만 늘어놨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물동량(물자 이동 용량) 감소, 산업 성숙에 따른 경쟁국의 부상 등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세밀한 조정 없이 '집도'를 차일피일 내리다 내린 결론은 결국 법원행(行)이었다.
정부가 지금까지 채권단을 통해 성동조선에 지원한 금융은 출자 전환액 1조5000억원·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액 5조4000억원이다. 신규 자금도 2조7000억원 투입했다.
'탱커(Tanker)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STX조선의 해법 역시 지난 2015년말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정부는 2015년 제24차 경제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탱커·액화 천연가스 주유 터미널(LNGB) 특화 중소 조선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신용평가사 조선업 담당 연구원은 "비싼 선종의 생산 경쟁력을 높여 STX조선을 회생시키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이후 신규 수주가 늘지 않아 결과는 지금과 같다"면서 "구조조정에 연속성이 중요하긴 하나 성과를 내지 못한 지난 정부의 구조조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형 조선업계의 생산 능력을 더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고, 중국·일본 등 경쟁국과의 기술 차별화가 어려워 경쟁이 치열해서다.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8개 중형 조선사의 수주량은 작년 3분기 말 누적 기준 57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 수)다.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늘었지만, 필요 일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그나마 낫다는 현대미포조선도 같은 시기 수주 잔량은 107척, 2년치 일감이 채 안 된다.
한 경제연구소 조선업 담당 연구원은 "국내 중형 조선사는 기술개발(R&D) 여력이 없어 경쟁국이 저가 수주에 나설 때를 대비해 규모를 더 축소해야 한다"면서 "STX조선까지 무리하게 살리려다가는 자력으로 살아남은 현대미포조선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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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08일 17:54 게재]
중형 조선업 구조조정 청사진 못 그리는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