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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사옥과 보유 지분 매각, 전환사채(CB), 공모 회사채 발행 등 동시다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그동안 끊임없이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 받아 온 아시아나항공이 왜 지금 집중적으로 움직이는지 관심이다. 산업은행의 소속기업체평가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강력한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과 CJ대한통운 보유지분에 대한 블록딜(장 개시 전 시간 외 대량매매)을 진행했다. 광화문 사옥을 매각할 경우 약 4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블록딜로 확보한 금액은 935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더불어 1000억원 규모 CB 발행을 위한 주관사도 선정했다. 또 다음달 500억~6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도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기도 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상반기 중에 약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처럼 자구안에 속도를 내는 배경엔 채권단의 압박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부터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주채무계열의 소속기업체평가는 매년 있어왔지만 산업은행이 직접 실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 측은 채무 부담이 커지는 데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사는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1실 CR 3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실사는 1월 말을 기점으로 끝났지만 채권단은 아직까지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주채권은행이 진행한 실사 결과를 기다리는 회사 측 입장에선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진행할 수 있는 자구안을 최대한 꺼내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산은의 판단이 부정적일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자금조달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만기 구조는 점차 짧아지는데 산업은행은 대출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연장 대신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2015년말 기준 약 1조2000억원이었던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여신은 지난해 9월말 기준 6000억원으로 줄었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에 강력한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BBB-라는 낮은 신용등급도 향후 자금 조달 소요를 생각한다면 부담 요소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내년 도입돼 부담은 더 크다. 빌린 항공기는 모두 부채로 분류하게 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절반 이상이 리스로 운용하는 비행기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 채권단의 상환 요구가 이어져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단이 문제로 삼았던 실적은 개선 여지가 있어보인다. 국제 여객과 화물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7%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기에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약진으로 연결 부문 이익이 개선될 여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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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21일 07:00 게재]
광화문 사옥·CJ대한통운 지분 매각·CB 발행...6000억 확보 가능
산은 소속기업체평가 실사 결과 발표 대기 중...회사 측 '긴장'
부정적 결과 받을 경우 채권단 압박 피하기 어려워
산은 소속기업체평가 실사 결과 발표 대기 중...회사 측 '긴장'
부정적 결과 받을 경우 채권단 압박 피하기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