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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형 법률자문사 간 수익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좀처럼 넘기 힘든 독보적인 위치에 선 가운데 세대교체를 단행한 태평양과 광장 간 2위 자존심 싸움도 관전 거리다.
지난 2월 말 열린 태평양의 파트너 변호사 대상 워크숍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났다. 태평양은 매년 연례적으로 경쟁사들의 수익을 두고 프리젠테이션(PT)을 하는데, 지난해엔 광장보다 약 100억~200억원을 더 벌며 2위에 올라 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워크숍 때마다 휴일에 고된 몸을 이끌고 ‘매 맞으러 간다’ 불평하던 변호사들도 한숨 덜었다는 전언이다.
2위 자리를 내준 광장은 표정관리가 한창이다. 지난해 태평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형사사건을 도맡아 ‘일회성 특수’를 거뒀다고 위안하면서도 법인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고민 중이다. 경영을 이끄는 운영위원들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통감하고 자발적으로 보수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두 법무법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경영진이 모두 경악할 정도의 압도적 실적을 올린 김앤장은 논외로 하고, 안정적 2위라도 지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법인의 위상은 각 파트너 및 구성원의 사기는 물론 신입 변호사 채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다.
광장은 강점을 지닌 대기업집단 등 전략적투자자(SI)와의 관계를 다진다는 복안이다. 특히 대기업 대상 M&A에서 경력을 쌓은 변호사들이 새 운영위원회로 합류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아웃바운드 거래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 및 공공기관 자문 기반도 다시 다잡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정부를 도와 법률 자문을 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태평양은 공고한 2위 자리를 꿰차기 위해 전략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 사건 수임을 기반으로 향후 M&A 등 파생될 딜들을 기대하며 '패키지화'를 고민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는 “삼성 수임 기간 동안 영업을 해야 할 부장급 변호사들이 다른 일은 못 하고 한 사건에만 매달렸다 보니 수익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된 건 아니다”라면서 “세기의 재판에서 펌 이름을 알리고 삼성과 관계를 다진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연초 경영계획엔 베인캐피탈‧TPG를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PEF)는 물론 스틱인베스트먼트‧글랜우드PE 등 국내까지 아우르는 PEF 고객 확보를 내걸었다. 올해 1분기 최대 거래인 CJ헬스케어 M&A에선 한국콜마 측 재무적투자자(FI)를 도우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앤장은 올해도 ‘오너가 선호하는 자문사’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헬스케어 인수전에선 복수의 로펌들이 한국콜마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김앤장을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로펌들 사이에선 김앤장에 대응할 전략을 수정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태평양과 광장 변호사 사이에선 큰 수익이 안 되는 계열사들의 소소한 일을 도와주며 그룹발(發) ‘큰 장’을 노렸던 전략을 접고 이제 맡은 딜마다 자문료를 바로바로 청구하는 기조로 선회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김앤장이 신동빈 회장 형사사건을 수임하면서 타 로펌들의 롯데그룹 매출이 반 이상 깎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어차피 그룹에 공 들여놔도 오너 관련한 형사사건이 김앤장에 가고, 그로 인해 관련 거래들도 다 뺏기기 때문에 수임료를 받을 수 있을 때 다 받자는 게 최근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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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02일 07:00 게재]
이재용 재판 수임 힘입어 2위 지켜낸 태평양
성과급 반납하며 자존심 회복 천명한 광장
1조 버는 김앤장은 '다른 세계?'…대응법 바꾼 분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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