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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는 최소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향후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율만 높인다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정 회장 부자는 '합병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전망인데 부족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기아차·현대제철 등 계열사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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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모비스 대주주인 기아자동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에게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3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총 23.3%, 시가로 5조5000억원 규모다. 지분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가 모두 해소된다.
정 회장 부자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열사는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은 지분 23.3%를, 정몽구 회장은 6.71%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의 지분가치는 시가 기준 약 2조원이다. 이 지분은 향후 기아차가 인수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을 넘겨받기로 한 만큼 재상장이 완료된 이후에 지분가치는 현재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합병이 발표된 직후 이 같은 기대감에 현대글로비스의 주식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는 약 2조원이지만 앞으로 주요 사업을 합병함으로써 덩치가 커지게 되고 이에 따른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면 주식가치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주주는 재상장 이후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가 극대화하는 시점에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같이 확정된 자금마련 방안 외에 대주주는 현대제철과 기아차·현대위아·이노션 등 계열사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몽구 회장의 현대제철 지분가치는 약 8000억원,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2200억원), 현대위아(300억원), 이노션(253억원) 등 지분가치 3000억원 이상의 상장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 부자의 상장회사 지분 중 가치가 가장 높은 계열사는 현대차다. 하지만 그룹의 주력사인만큼 당장 매각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 부자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현재 상황에선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차의 지분에는 손 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 지분을 활용해 주식담보대출과 같은 방안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면 차후 모비스의 배당을 통해 이를 충분히 갚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상장회사 가운데 활용도가 가장 높은 계열사는 단연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구체화하기 전부터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정의선 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주주는 현대건설(38.6%), 정의선 부회장(11.72%),현대글로비스(11.67%), 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각각 9.35%), 정몽구 회장(4.68%)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활용방안은 기업공개(IPO)와 현대건설과의 합병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대주주의 재원마련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시행할 전략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합병을 추진한다면 IPO 전에 추진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지금보단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진 시점에 추진해 지분가치를 극대화 하는 방안이 더 유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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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03일 07:00 게재]
계열사 보유 모비스 지분가치 약 5.5조원
정 회장 부자 글로비스 약 2조원…주식가치 상승 기대
부족자금 충당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최대 3조원 이상 조달가능 전망
주요계열사 주식담보대출 가능성도
정 회장 부자 글로비스 약 2조원…주식가치 상승 기대
부족자금 충당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최대 3조원 이상 조달가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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