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글로벌 차량부품사 'ZKW' 인수…그룹 역사 최대 M&A
입력 18.04.20 11:51|수정 18.04.23 09:55
2년간 공들여온 협상 마무리...다음주 이사회 개최 예정
10억유로 규모 예상…그룹 첫 조(兆)단위 거래 성사
LG전자·LG이노텍 등 차량 사업 육성 '박차'
  • LG그룹이 글로벌 차량 전장 업체 ZKW를 인수한다. 그룹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 부품업체 ZKW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다음주 1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개최, 의결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약 10억유로(1조3200억원) 내외다. LG전자가 경영권을 갖고, ㈜LG가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담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가격 등 제반 사항이 타결됐고 이달 안에는 계약 체결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차량전장(VC)사업본부 내 '라이팅 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해 M&A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서왔다. ZKW인수 협상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로펌 프레쉬필즈(Freshfields)와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해 법률 자문을 맡겼고, 딜로이트안진도 조력했다. 매각 주관은 로스차일드가 담당했다.

  • ZKW가 속한 자동차용 헤드라이트 사업은 ZKW 외에 일본 고이토(Koito)와 스탠리, 독일의 헬라(Hella), AL(Automotive Lighting) 등 5~6개 소수 업체가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다. LG 입장에선 ZKW 인수가 적당한 가격으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평가돼 왔다.

    ZKW는 1982년 모머트 가문(Mommert family)이 경영권을 쥐고 포드, 포르쉐, BMW, 다임러 브랜드 내 고급 자동차 헤드램프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지난해엔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조 58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비상장사인데다가 오랜 기간 특정 가문이 경영해온 탓에 통상적인 입찰 절차는 일찌감치 거부됐고, LG그룹도 인수에 진땀을 뺐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진행 중인 거래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