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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실타래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복수 투자자 후보군을 두고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투자은행(IB)업계에선 이랜드의 물밑 전략은 널리 알려졌다. 시장에 약속한 상반기 조달을 마무리 짓기 위해선 적지 않은 ‘평판 비용’을 지급해야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월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SC증권)을 주관사로 총 5000억원 규모 자본유치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 알린 1조원 조달 계획 중 지난해 조달한 5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다. 아직 투자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모펀드(PEF)가 중순위 우선주 투자를 맡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랜드는 국내에선 산업은행PE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컨소시엄(이하 도미누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글로벌 PEF 아폴로와 베인캐피탈 크레딧펀드와도 접촉하고 있다. 이랜드측은 “주관사인 SC증권이 결정해 진행하는 사안으로 그룹의 의사결정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랜드그룹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을 경쟁시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당시에도 국내 PEF 컨소시엄과 동시에 중국계 PEF로 알려진 인벤티스와도 협상을 진행했다. 이랜드 측이 FI에 예정된 계약일을 미루고 계약 전날 밤 거래 조건 변경을 통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문제는 이 같은 이랜드그룹이 특유의 전략이 점차 IB업계에 널리 알려진 데다, 점차 불신이 쌓여 왔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총 5000억원을 조달한 메리츠금융그룹 및 홍콩계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파트너스)와의 협상 과정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애초 이랜드의 계획은 단일 펀드를 조성해 1조원의 투자 유치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투자자로 유치한 앵커파트너스, 메리츠금융그룹과 서로 다른 계약 조건을 두고 각각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해를 넘겼다. 결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오너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끝에 거래를 끝낼 수 있었다. 사실상 6개월짜리 단기대출상품이라는 박한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을 비롯한 전략적투자자(SI)들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FI들을 경쟁시키는 건 이랜드가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과거 SK그룹도 계열사 SK해운의 FI 초청 당시 미래에셋대우와 IMM인베스트먼트를 끝까지 경쟁시킨 후 최종적으론 선택지에 없던 삼성증권을 끌어와 총수익스와프(TRS)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다만 FI들 입장에서 이랜드는 처지가 다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만만치 않다. 그간 자본시장에 쌓아온 평판 탓에 일찌감치 국내 은행권 인수 금융 창구는 차단됐다. 금융권의 보수적 시각이 강한 만큼 외국계 PEF 참여 성사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담보 및 회수보장을 포함한 획기적인 구조가 아닌 이상 LP(투자자)들의 반발은 물론 본사의 투자심의위원회조차 통과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가다. 돌고 돌아 불과 몇년 전 투자금 회수 문제를 두고 대립했던 도미누스까지 찾아간 점도 이런 금융권, PEF업계의 비관적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종적으로 도미누스 또는 해외PEF 등 어떤 FI가 결정되든지 간에 이랜드에 만만치 않은 회수보장안을 요구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도미누스는 국내에서 '단 한차례도 투자건에 대해 손실을 보지 않은 PEF'로 LP들에 인식돼왔다. 이랜드 투자 경험도 갖춰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도 이해하고 있다. PEF업계에선 담보 제공 및 옵션 계약 등 앵커파트너스 및 메리츠측에 보장했던 조건을 웃도는 제안을 내야 거래가 성사될 것이란 관전평이 나온다.
이랜드측은 주관사까지 교체하며 투자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조달이 불투명할 경우를 대비해 기존 주관사를 배제하고 직접 그룹과 접촉을 준비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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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25일 14:04 게재]
국내 PEF 컨소시엄과 협상하면서 해외에도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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