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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그룹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인수금융 시장에서 은행과 기관투자자가 끼어들 자리는 없어보인다. 그룹은 외부 차입 없이 자체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ZKW의 인수주체는 LG전자와 ㈜LG다. 지분 70%을 인수하는 LG전자는 약 1조원을, 지분 30%를 인수하는 ㈜LG는 약 44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LG전자의 영업실적은 가전 부문의 실적 성장으로 매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5년 3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2000억원으로 뛰었다.
보유현금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과 장단기금융상품은 개별기준 1조6700억원, 연결기준 3조4800억원에 이른다. 이같은 영업력과 현금 보유금을 고려하면 1조원의 인수자금을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1조원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한 LG화학 이후 빅이슈어를 기다리는 시장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LG전자가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만기도래 회사채 상환이 주 목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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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말까지 3400억원의 공모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만기는 각각 7월과 10월로 예정돼 있다. LG전자는 금리 상승기로 하반기 회사채 시장이 경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발행 일정을 이달로 앞당겼다. 희망 모집액은 2000억원이다. LG전자의 우수한 신용등급(AA)과 최근 회사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수요예측은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LG전자도 발행액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측은 "LG전자의 보유 현금과 유동성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 등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필요치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4000억원의 인수자금을 책임져야 하는 ㈜LG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LG는 지난해 319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 해 영업수익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지난해 8월 LG실트론 매각으로 6200억원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조달시장에서 ㈜LG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LG는 2011년 차입금 상환을 끝으로 회사채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유동성이 충분해 외부 차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체 현금으로 1조4000억원을 소진함에도 신용평가사들은 LG그룹의 재무구조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LG그룹은 풍부한 유동성과 영업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고, ZKW 역시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여 인수 후 연결 실적은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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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02일 16:02 게재]
LG전자 연간 EBITDA 4조, 현금 유보금 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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