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후폭풍에 코스피 상장예심 '일단 정지'
입력 18.06.15 07:00|수정 18.06.18 09:31
티웨이항공 등 예심 지연...애꿏은 신규 IPO 기업 피해
  •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상장예비심사를 진행 중인 주요 기업들의 공모 일정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심사가 늘어지며 발행사와 담당 증권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이슈가 바이오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 신규 상장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마지막으로 상장예심을 통과한 기업은 SK루브리컨츠였다. 3월말 통과한 이후 다른 기업들은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5년래 유가증권 상장 추진 기업이 최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이미 청구한 기업들도 차일피일 결과 통보가 미뤄지고 있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통상적으로 45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통보 받지만 최근에는 이 기간 내에 통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 3월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오는 7월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었지만, 회계감리 통보를 받으면서 해당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정보통신은 티웨이항공보다 앞선 지난 3월15일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심사 승인이 임박한 시점에 회계감리를 통보받아 6월인 현재까지 지연된 상황이다.

    상반기 지정감사인을 지정받고 상장 예심을 청구할 예정이었던 현대오일뱅크 역시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회계 이슈가 불거지지 않도록 재점검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준비 속도에 따라 연내 상장 일정을 맞추기가 빡빡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바이오 기업도 아니고 특별한 이슈가 없는 기업들까지 심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기존의 IPO 시장의 룰을 깨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예심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대형사의 경우 역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1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패스트트랙 적용 대상으로 이르면 이달 초 결과가 나왔어야 했지만, 예상보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달 말쯤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다. 패스트트랙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 여파'가 IPO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엇박자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실무 담당자는 "올 3분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회계감리 통보에 발목이 잡히면서 4분기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정부는 좋은 기업이 상장해서 증시가 활성화되는 것을 독려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오히려 IPO를 하려는 기업들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예년과 다르지 않게 절차대로 IPO 예비심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좋은 기업들에 상장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