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건설업계 훈풍, 하반기에도 지속될까
입력 18.06.22 07:00|수정 18.06.21 18:53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4조 규모
한화건설, 6월 중 500억 추가 발행 추진
中 CERCG 부도 사태·이탈렉시트는 변수
"A급 이하 건설사, 채권 발행 어려울 듯"
  • 건설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이어갈 전망이다.

  • 연말 만기 도래하는 대형사 회사채 총액은 1조6600억원이다. 삼성물산 6700억원, 대림산업 3350억원, SK건설 1650억원, 포스코건설 1000억원, 현대건설 900억원 등이다.

    상반기 중 공·사모채를 발행해 일부 조달한 건설사들도 모자란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회사채 추가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건설사 채권 발행 첫 주자는 한화건설이다. 지난 달 공모채 500억원을 발행한 지 2개월여 만에 채권 시장에 재등장했다. 목적은 6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900억원 상환이다.

    하반기에도 건설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양호할 지는 미지수다. 채권 시장에서는 상반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채권 부도 사태로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탈렉시트(Italexit·이탈리아의 유럽 연합 탈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투심은 안전 자산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다.

    전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지만, 안정적인 실적 대비 높은 금리를 보장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건설채의 경우 여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국내 채권 시장에서 '상고하저'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만큼, 건설사 회사채에 훈풍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연말에 집행하지 못했던 투자금을 소진하느라 상반기에는 전통적으로 투심이 너그러운데다가, 최근 실적 안정으로 개선된 펀더멘털 대비 고(高)금리 매력이 있던 건설채에 수요가 몰렸다"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CERCG 사태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신용등급 'A' 아래 건설사들은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 베팅하는 주식 시장에서는 남북 경협 테마와 이를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개인·기관투자자들 덕분에 건설업계를 향한 투심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상승이 현대건설·GS건설 등 일부에 집중된 것처럼 회사 별로 기업가치 평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강해질 것으로 보여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