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선도' 내건 롯데정보통신, 내부거래 의존은 '과제'
입력 18.06.29 07:00|수정 18.10.15 09:01
4차 산업 및 글로벌 투자로 계열사 매출 의존 타개 모색
주 고객사가 결국은 계열사… 관련 부문 투자↑
  • 롯데정보통신이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는 공모자금 중 상당수를 4차 산업 혁명 분야 신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쓰기로 했다. 약점으로 지목되는 계열사 내부거래 매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롯데정보통신이 이번 상장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1200억원 수준이다. 롯데정보통신은 공모 자금을 전부 기술 고도화·신기술 투자·글로벌 사업 확대에 쓰겠다는 포석이다. 연초 예상과는 달리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롯데지주는 구주를 매출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지금의 매출 구조로는 롯데정보통신이 공모 흥행을 위한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 상장 청사진)를 내놓을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천억원대 투자가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2016년부터 올 1분기까지 롯데정보통신의 별도기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연결기준으로는 이보다 조금 낮은 80%대다. 이는 연결대상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이 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비교적 덜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정보통신 등 대기업계열 SI기업들은 대체로 1990년대 그룹 계열사 전산실을 한 곳에 모은 것을 모태로 설립되다 보니 그룹 계열사 물량에 의존율이 높다. 과거에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당국이 공공시장에 대기업 SI들이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성장 위기를 겪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을 포함한 대기업 SI들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4차 산업 분야와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롯데정보통신은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타개책으로 4차 산업 혁명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공모자금 중 60%가량을 4차 산업 혁명 분야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등 플랫폼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연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도 주력해 프로젝트 시간을 단축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모자금의 20%가량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사용한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증권 솔루션과 전자결재 등 핀테크(fintech) 관련 IT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고객사를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의 집행처'가 결국 계열사향 매출을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투자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계열사의 사업과 관련된 투자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4차 산업 분야 투자 중 농축수산물 이력관리를 통합하는 IoT-블록체인 플랫폼과 모바일 쿠폰 시스템 등은 롯데쇼핑 등 계열사 사업과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금 중 일부는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는 그룹 계열사의 유통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앞서 그룹 계열사 외에도 국내외 신규 거래처 발굴을 통해 내부 비중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공모 자금 투자해 구축한 새로운 경쟁력으로 그룹 외 매출 비중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투자 판단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그룹에 소속된 SI기업 특성상 그룹 계열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함께 나가서 I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때문에 계열사와의 사업 연관성은 불가피하다"며 "독자적인 사업구축을 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전자결재와 증권 솔루션 등 핀테크 기술을 제공하는 등 자생력을 높이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