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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끌어냈다. 대규모 투자 부담이 줄었고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올 초보다 좋은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됐다. 투자 수요를 양분했던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으면서 수요가 대한항공으로 쏠렸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확인한 후 발행 물량을 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당초 회사는 2년물 1200억원, 3년물 3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잡았다.
수요예측에서 모집 예정액의 3배를 넘어선 5070억원의 청약 요청이 들어왔다. 2년물은 목표 금액의 2배를 넘어선 3320억원의 요청이 들어왔다. 대한항공과 주관사 측이 우려했던 3년물도 당초 기대보다 6배 가까이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지난 3년간 1.5년물의 단기물을 중심으로 조달을 이어왔다. 3년물에 대해선 큰 기대가 없었지만 예상보다 투자자 요청 물량이 많아 내부에서도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4월 발행한 회사채보다 발행 조건도 개선됐다. 당시 대한항공은 2400억원 규모 2년물에 대해 4.048%의 수익율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2년물에 대해선 이자율이 3.834%로 낮아졌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이슈가 터진 이후 첫 공모채 발행이었던만큼 자본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갑질 논란 이후 한진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조원가량이 증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사채 투자자들은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차입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된 점이 도움이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회사가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대형기 도입 전략으로 진행된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향후 차입 부담이 줄어든 점을 조정 요인으로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오너리스크와 대비된 점이 대한항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활용했다는 점은 최근 회사의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데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호산업이 중국하이난그룹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 자리를 내줬다는 의혹은 이번 노밀(No meal)사태를 통해 다시 재조명된 바 있다.
반면 한진 그룹 일가의 '갑질 사태'는 오히려 기존 경영진이 대한항공과 주요 계열사의 경영 일선에서 멀어지게 한 계기가 됐다. 대한항공의 투자자들 중 일부는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오너 리스크를 겪었지만 회사의 가치를 깎아먹은 아시아나항공과 비교 선상에 놓여 대한항공 자체의 건전성에 대해선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국내 투자자의 항공사 투자 물량을 양분했던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대한항공에 수요가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초 공모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국내 증권사를 태핑했으나 국내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발행 계획을 접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했던 지난 6월에도 국내 대신 해외 투자자와 접촉했다.
대한항공의 공모채 발행 성공이 향후 한진 계열사의 조달에도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이다.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에도 투자자의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만큼 한진칼과 ㈜한진도 공모채 발행을 위해 국내 증권사와 시점과 규모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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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01일 16: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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