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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을 바라보는 국내 대기업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는 그룹 자원을 총투입해 태양광 분야 글로벌 1위 업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 등 연이은 적자에 골머리를 쌓는 그룹들은 매각 등 다양한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 SK그룹도 수면 아래에서 태양광 발전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사회 공헌’ 성격이 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태양광 분야에서 가장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인 곳은 단연 한화그룹이다. 태양광에 3년간 총 9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중심에 섰다.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업계가 정리될 것이라고 본다”며 “한화큐셀의 경우 태양광 제품 생산시설 및 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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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양광 산업 환경은 철저한 공급 과잉에 놓여있다. 올해 1월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7월에는 인도에서도 세이프가드 조치가 내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전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100GW) 중 절반 이상(54GW) 수요를 담당하는 중국이 긴축에 나섰다. 6월에는 보조금을 삭감한데 이어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태양광 시장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과 내후년 전망도 어둡다. 업계에선 생산량 기준 글로벌 2~3위권 업체인 중국 트리나솔라(Trina solar)의 부도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은 업황 악화에 오히려 태양광 투자 확대를 밝힌 한화를 두고 투자자 사이에선 논란이 오가고 있다.
한화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선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현 상황을 과거 국내 반도체사들이 겪었던 치킨게임 시기와 비슷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해진다”며 “두 차례에 걸친 치킨게임을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체제로 개편된 것처럼 이번 불황이 경쟁자를 줄이고 규모를 키울 기회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태양광을 동일선상에 두고 볼 수 없다며 한화의 결정에 불안감을 표한다. 태양광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아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다. 또한 각국 정부의 보조금이나 에너지 정책이 변화하면 언제든 새로운 경쟁자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2011년부터 2013년 말까지 진행됐던 1차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 당시 기존 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이후 중국정부의 지원을 힘입은 중국 태양광 업체가 단기간 약진한 사례가 있다. 이 때 글로벌 상위 10개 태양광 업체는 대거 바뀌었다.
한화와 달리 태양광 사업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썩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자회사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가 대표적이다. 물밑에서 매각 혹은 사업 정리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악화하는 사업 환경 탓에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는 태양광 중간단계 제품인 모듈을 생산하지만 단가 하락 여파에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그룹 차원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밝힌 청사진에도 태양광 육성 계획은 빠져있다. 지난해엔 2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공장이 위치한 충청북도 음성군 근방에 한화큐셀코리아의 대규모 설비가 있어 한화로의 매각설도 꾸준히 나오지만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약 600Mwh 규모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설비가 노후화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에선 약 2년여 전부터 꾸준히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특별한 인수 주체가 없어 흑자 전환 시기를 기다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황 악화에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 진출을 여전히 기회로 보는 곳도 있다. 특히 고용 창출과 정부 정책에 모범이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최근 태양광 분야 학계 전문가 등과 접촉을 늘이며 본격적인 사업 검토에 돌입했다. 정부가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단지 건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전라북도 새만금 지역 투자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다. LNG 발전 사업을 꾸리는 SK E&S가 주축이 돼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신사업 진출 보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사회 공헌’ 성격이 짙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들어 GM사태 등으로 고용 위기를 겪는 전라북도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용을 늘리고,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육성 기조에 발맞춤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단에서 사업을 검토하기보다 최태원 회장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커 그룹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진행이 될 경우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꾸리는 SK E&S가 앞단에 설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만금 태양광단지 조성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 사업 계획이 구체화 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 반대와 지방자체단체의 반대 등으로 LS그룹도 사업 계획을 백지화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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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24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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