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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이 웅진씽크빅 유상증자,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 구성으로 코웨이 인수의사를 다시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선순위 대출) 제공을 검토 중이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 시도가 실현되기 어려운 '희망'이란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법정관리 이후 그룹 규모가 쪼그라들어 살림살이를 다 합쳐도 코웨이 시가총액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채권자와 주주들을 속인 윤석금 회장의 모럴헤저드 논란도 여전하다.
시장의 관심은 그럼에도 불구, 대형 증권사나 사모펀드(PE)가 웅진그룹 편에 선 이유다. '무슨 먹거리'가 있느냐는 점이다.
◆스틱 경영진과 교감ㆍ한국증권과는 오랜 인연…탐나는 것은 '코웨이'
웅진과 윤석금 회장은 올 1월 '경업금지' (競業禁止ㆍProhibition of competitive transaction) 5년 기간 만료를 맞이, 이를 앞두고 렌탈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작년 12월 "코웨이 재탈환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스틱 고위 경영진과는 이 무렵부터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8월말 양사의 상호협의도 이뤄졌다. 관련 사항에 대한 대외 공표는 웅진그룹이 맡기로 했다.
스틱은 운용 펀드 규모나 숫자에 비해 바이아웃 펀드 운용사로서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플래그십 딜로 내놓을 대형 M&A도 적었다. 이 상황에서 코웨이 인수 시도가 공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과의 오랜 인연이 거론된다.
과거 웅진홀딩스 회사채 발행에도 자주 참여, 가장 많이 대표주관사를 맡아온 회사다. 증권사들 가운데 웅진홀딩스 인수물량도 가장 많았는데 2007년말부터 2012년6월까지 인수물량이 2000억원을 넘었다. 이로 인해 웅진의 기습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큰 곤욕을 치른 경험도 있다. 이후인 2013년에는 웅진케미칼 매각주관사를 맡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틱과도 손을 맞춘 경험이 있다. 스틱이 참여한 헬리오스에스앤씨가 한화시스템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과 공동으로 103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증권사다.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4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투자처를 찾는 데 애를 먹는 상황이라 코웨이 인수금융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가 고금리를 입히거나 거절한 주식담보대출 승인에 자기자본을 활용하고 있는 점도 자금력을 활용할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음을 방증한다.
'웅진'보다 '코웨이'가 탐났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즉 렌탈사업 가운데 코웨이만 한 회사도 없고 딜 가뭄을 겪는 최근 시장 상황에서 가장 먹거리가 많은 투자 대상이다. 거래가 본격화하지 않은 현재로선 웅진이 이슈를 선점한 양상이라 윤 회장의 '원 주인 프리미엄' 이미지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코웨이'라는 물건을 보고 들어갔을 것이고, 다른 금융사들도 해당 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시장에서 대형 거래가 뜸한 상황이고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의 트랙레코드를 고려했을 때 참여할만하다고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3조원에 육박하는 자금…'다국적군 연합'은 돼야 가능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 27.17%의 시가는 3일 종가 기준으로 1조8645억원이다. 경영권 프리엄 30%만 감안해도 2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2015년 9월 골드만삭스 주관으로 매각이 논의되던 시절 거론된 가격은 3조원대였다.
웅진의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연결재무 기준 웅진그룹 전체 총자산은 1조원이 못 된다. 그나마 돈을 좀 버는 웅진씽크빅이 1700억여원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주가는 박살이 났고 증자대금 전액을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금융회사들로부터 일단 최소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모여야 한다. 통상 인수금융의 주식 가치 대비 담보인정비율(LTV)은 40~50% 수준으로 적용된다. 이를 감안하면 인수금융에 나서는 증권사와 FI가 각각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거래가 가능한 셈이다.
코웨이 인수가가 2조4000억원이라 가정하고 웅진씽크빅 유상증자 모집총액을 2000억원으로 잡더라도 최소 2조2000억원이 남는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가치가 1조8600억여원인데, LTV 40~50%를 적용하면 인수금융으로 끌어올 수 있는 게 7440억~9300억여원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FI가 나머지 1조3000억여원의 자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현재 운용하는 펀드로는 불가능하다. 기존 펀드자금을 쓴다 해도 추가로 펀드 출자자(LP)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돈을 모아야 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혼자서 조 단위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선권에 의의를 두되 결국에는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려면 다른 기관이 참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웅진'과 '윤석금 회장'만 앞에 내세웠을 뿐, 펀드나 금융회사의 '다국적군'이 구성돼야 할 상황이다. 앞으로 한국투자증권이나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 우군이 더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관들이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거래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FI 투자금 회수책이 너무도 모호…'아킬레스건'
자금 모집의 열쇠는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책이 얼마나 마련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이다.
일단 선순위 대출자로 나선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한 금융사의 경우 거래 참여는 가능할 전망이다. 담보권을 행사하면 어느 정도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일단 대출을 실행하고 차후 리파이낸싱을 통해 차입 규모를 줄이거나 조건을 변경해도 되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코웨이'가 워낙 좋은 회사라 이를 보고 대출을 하면 돈 떼일 일은 적다는 의미다.
문제는 FI의 회수다.
통상 기업공개(IPO) 구주매출 등을 통해 투자회수를 하는데 코웨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상당히 강한 수준의 보장책이 필요하지만 웅진그룹이 제공할 수 있는 수는 많지 않다.
윤 회장이 보증을 서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총수 일가가 가진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도 그 가치가 크지 않다. 따라서 FI 지분을 받아주는 약정을 체결하더라도 총수 일가가 사줄 수 있는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는데 웅진이 수십 년에 걸쳐 돈을 벌어가며 이 지분을 사주지 않으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아니면 윤 회장 인수 이후 코웨이의 주가가 월등히 더 올라야 한다.
FI들이 공동 경영을 통해 견제를 하겠지만 과거 윤 회장의 이력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과거 주력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경영 확장으로 법정관리까지 겪은 바 있어서다. 게다가 FI든 금융사든 이번 거래에 공을 들인 후 인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평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의 코웨이 매각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웅진씽크빅을 포함한 웅진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IPO를 제외하고 FI들이 투자금 회수를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코웨이의 주가를 올린 뒤 블록세일을 통해 나가는 것인데, 코웨이의 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거니와 이럴 경우 코웨이에 대한 지분이 줄어들어 웅진그룹 입장에서 셈이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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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04일 10:2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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