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국내 그룹사, 변동성 확대에도 안정적 신용도 유지 전망"
입력 18.11.13 11:42|수정 18.11.13 13:32
통상마찰 증대에 따른 직접적 영향 제한적
금융 업권별 환경은 불리
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따른 신용도 점검 필요
  •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떨어지겠지만 한국 기업들은 내년에도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무디스는 G-20 회원국의 GDP 성장률이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둔화될 것이라 전망했고, 한국도 GDP 성장률이 올해 2.5%에서 내년 2.3%로 하향 조정됐다. 고유가, 수출 부문에서의 성장 둔화를 이유로 들었다.

    내년도 한국 기업 신용전망에 대해선 무디스가 등급을 부여하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조달 능력에선 양호할 것이라 전망했다.

    비금융 기업들은 비교적 양호한 영업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기업들도 있지만 영업현금 대비 투자금이 많지 않아 견조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속에 한국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과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섹터별로는 자동차와 유통 등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가할 경우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와 한신평은 통상마찰에 따른 국내 은행권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업권별 신용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낮아지는 점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위축,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캐피탈업계에 불리한 영업 환경 등을 우려했다.

    양현조 한신평 본부장은 “캐피탈업계의 경우 자동차금융 주도 성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대손비용 절감 등으로 현재까지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유지 중”이라며 “하지만 금리 등의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 우려가 있어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업종별 단기 업황 전망으로 우호적 업종 1개(메모리반도체)와 비우호적 업종 4개(자동차 조선 유통 건설)을 선별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25%인 가운데 그 중 79%가 중간재라 미중 무역 분쟁 확대로 중국의 산업 생산 위축되면 한국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SK텔레콤의 등급전망을 낮춘 이유로 올해 큰 규모의 인수합병(M&A)과 더불어 수익성 및 매출 규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약정할인 규모(선택약정 25% 할인)를 꼽았다.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는 KCC를 지목했는데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회사 신용도와 재무 레버리지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유건 한신평 본부장은 “대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재무여력이 탄탄해 경기대응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따라서 주요 그룹사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공정거래법 강화 등으로 ‘유사시 계열지원가능성’ 및 사업구조 변화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