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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처음 언급된 지난 2017년. 당시 비공개 간담회장에선 중간지주 전환과 더불어 박정호 사장의 '농담'이 화제가 됐다. "사실 정체된 통신사(SKT)보다, 더 좋아질 수 있는 SK하이닉스에 가고 싶었다"는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중간지주 전환과 SK하이닉스 지배력 강화 등 지배구조 재편을 앞둔 SK텔레콤의 행보가 점차 빨라지며 2년여만에 박정호 사장의 바람도 현실화 되고 있다. SK하이닉스 호황을 함께한 손위 박성욱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사실상 SK텔레콤과 자회사들의 의사 결정권자가 됐다.
남은 과제 중 하나는 반도체 호황을 누리는 SK하이닉스의 지배력 강화를 둔 논의다. 추가지분 매입이 필요한데 현재 하이닉스 주요주주로 올라있는 PEF와 협상을 통해 예상보다 손쉽게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중간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하고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SK텔레콤을 '중간지주 회사'(가칭 'SK투모로우')와 '사업회사' ('SK텔레콤')로 물적분할, 중간지주사 아래 SK텔레콤(분할된 100% 통신 자회사)ㆍSK하이닉스ㆍSK플래닛ㆍADT캡스ㆍSK인포섹ㆍSK브로드밴드ㆍ옥수수 등의 회사들이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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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진행된 그룹 임원인사에서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1인 체제에 힘을 실어주며 중간지주 전환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우선 박정호 사장보다 대외적인 직급상으론 한 단계 높았던 박성욱 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현직에서 은퇴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자리는 신임CEO이자 박 사장보다 경력이 짧은 '기술통' 이석희 현 사업총괄 사장이 맡는다.
동시에 박 사장과 SK하이닉스 인수와 최근 도시바 투자를 주도한 노종원 전무가 SK하이닉스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M&A 및 지배구조 재편 등 실무를 전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전무는 박정호 사장이 과거 SK C&C에서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길때 '패키지'로 이동한 핵심 심복 중 한 명이다. 대외적으로 박정호 사장의 SK하이닉스 지배력 강화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대목이다.
중간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첫 과제는 그룹 알짜 회사 SK하이닉스의 지배력 강화가 꼽힌다.
박정호 사장도 지난 8월 비공개 투자자 간담회와 이후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통해 SK텔레콤의 중간지주 전환을 사실상 확정지으며 SK하이닉스 지분 확대를 추진하겠다 밝힌 바 있다.
정부 기조에도 발맞출 수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회사 의무보유지분 규정이 현행 20%에서 30%로 바뀌게 된다. SK텔레콤은 현 수준(20.07%)에서 30%까지 늘릴 경우 현재 시가 기준 5조원에 육박한다.
이 대금은 물적분할로 생긴 100% 통신 자회사 SK텔레콤을 활용해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SKT 측은 통신 자회사를 곧바로 상장해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모자금을 SKT 중간지주사로 유입,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재원으로 쓸 전망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 또한 유가증권 상장사다보니 지분 매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개매수(Tender Offer)형태를 취해야 하는데 내년 이후 중간지주 전환이 마무리되고 SK하이닉스 지분확대가 사실상 공식화 한 시점에선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이러다보니 IB 업계에선 올해 9월 기준 SK하이닉스의 현재 3대주주와 4대주주에 올라있는 사모펀드(PEF)들의 활용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계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 외 특수관계자 14인은 지난 5월 SK하이닉스 지분 5.08%(3701만1690주)를 보유해 3대주주로 등재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어 미국계 자산운용사 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도 지난 9월 회사 지분 5.05%(3676만8637주)를 보유 중인 것으로 공개됐다.
즉 SK텔레콤이 향후 시장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각 펀드들에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해당 지분을 통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중간지주 전환과 지배구조개편이 이르면 내년도 하반기에야 마무리 되는만큼 구체적 움직임이 드러나기까진 중·장기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과 맞물려 SK하이닉스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수년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급하진 않은 상황"이라며 "SK텔레콤 내부에선 공개 매수를 선택하더라도 인수가를 후하게 쳐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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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07일 07:00 게재]
임원인사로 SK하이닉스 지배력 얻은 박정호 사장…과제는 지분 추가확보
PEF와 단독 협상 가능성 제기…본격화는 내년 이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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