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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5조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설비가 상업 가동에 돌입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멈출 예정이다. 충분한 시운전 기간 없이 무리하게 가동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1단계 프로젝트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은 2015년 수익성 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석유화학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총 1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에쓰오일은 프로젝트 1단계로 5조원을 투입해 RUC/ODC 설비를 만들었다. RUC/ODC의 핵심 시설인 HS-FCC는 에쓰오일이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기술이며 전략적 가치 극대화를 위해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한 결정이었다고 한다.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에쓰오일의 재무지표는 악화됐다. 프로젝트를 결정한 2015년 말 부채는 5조4050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3분기 기준 10조2190억원을 돌파하면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5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는 2단계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연간 150만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설립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프로젝트 RUC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업계에선 총 10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RUC 설비 결함으로 오는 5월 둘째 주부터 한 달 간 설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RUC 설비 가동을 멈추고 정밀 검사에 나선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계획된 정기보수 일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1월 투자설명회에서도 정기보수 일정에 RUC 설비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가동한지 1년이 지나면 점검하는 게 통례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유화학 업계에서는 RUC 설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에쓰오일 내부 관계자는 “처음에 계획된 생산능력(capa) 대비 30%도 못 돌리고 있다”라며 "가동 후 6개월간 긴급 셧다운과 화재만 5번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은 전면 부인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월 기계적으로 완공된 후 11월부터 상업적 생산에 들어갔는데 그 사이에 시운전을 제외하곤 가동이 중단된 적 없다는 설명이다. 시험 가동 중 작은 문제들을 처리해나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가동률을 올렸고 현재 RUC/ODC 설비는 각각 100%, 70% 가동 중이란 입장이다. 화재 또한 RUC 설비에서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RUC 설비가 계획대로 생산을 못하는 이유를 두고 시운전 기간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유화학업계 전문가는 RUC 설비의 시험가동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한 점을 지적했다. 보통 새로 공장을 지으면 정상 가동까지 1년 정도의 시운전 기간을 둔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 내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등 경영진의 경제성 압박이 심해지면서 가동 시기도 무리하게 당긴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며 “최근 들어 모든 예산을 전년 수준 동결하는 등 비용통제가 심해진데다 임원 핵심성과지표(KPI)에 예산 소진율을 반영할 정도로 성과 가시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향후 RUC 설비 책임 공방을 두고 소송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UC 공장은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수주한 바 있다.
당시 컨소시엄 내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에서도 셧다운을 해서 살펴볼지 말지, 원인이 시공의 문제인지 라이선스의 문제인지 정확하게 원인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들어온 적은 없고 어떤 문제인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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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21일 14:23 게재]
에쓰오일 RUC/ODC 설비, 점검 위해 한 달 간 가동 중단
완공 후 6개월 만에 서둘러서 가동 시작했다는 지적
향후 책임 공방 두고 시공사와 소송전 가능성도 제기
완공 후 6개월 만에 서둘러서 가동 시작했다는 지적
향후 책임 공방 두고 시공사와 소송전 가능성도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