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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주주 손에 의해 물러나는 총수가 됐다. 한진그룹의 고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금요일에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 번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주총이 한진칼 주총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두고 전망은 엇갈린다.
27일 대한항공 주총은 당초 오전 9시에 예정돼 있었지만 수많은 주주들이 모이며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국내외 취재진도 몰리며 대한항공 주총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주총은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일부 주주들은 대한항공 경영 방식에 비판을 가하며 질문을 던졌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참여연대 등 주주의 대리인으로 위임장을 받고 참석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진해운 지원의 부당성, 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 편취 행위 등 문제를 이전에도 지적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며 이사회의 관리 감독에 대해 물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도 오너가의 배임·횡령 혐의, 관세법 위반 혐의를 거론했다. 김 변호사는 "이사회에서 어떤 진상규명과 조치를 취하는지 답변해달라"고 질문했다.
대한항공 측은 안건과 관련되지 않는 사항은 자제해달라고 했을 뿐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대한항공에 우호적인 주주들과 비판하는 주주들 사이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며 주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회를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을 공식 발표하자 시끄러웠던 주총장에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국민연금이 장고 끝에 조양호 회장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부결이 예상됐다고 해도 막상 결과가 나오니 찬반 가리지 않고 당혹스러웠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주총은 끝났지만 오는 29일 열릴 한진칼 주총은 또 다른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정관변경 안건이 쟁점이다. 국민연금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 처리한다’는 정관변경안을 제안했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조양호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사실상 조 회장을 직접 저격한 셈이다.
정관변경 안은 정족수의 3분의 2를 넘겨야 통과될 수 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들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28.93%에 달한다. 정관변경을 제안한 국민연금의 지분은 7%에 불과하고 2대주주인 KCGI 지분 12%가량이다. 이에 따라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진칼이 제안한 감사위원회 설치 정관변경안도 정족수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자산이 2조원을 넘는 대기업은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관변경 특별 결의를 거쳐야 한다. 한진칼의 감사위원회 설치가 KCGI의 주주제안을 봉쇄하려는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 회장의 지분만으로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다른 쟁점은 석태수 대표 연임안이다. 기관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어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석 대표의 연임에 찬성 입장을 표명한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 ISS, KCGI는 반대 의견을 냈다. 특히 KCGI는 “석태수 사내이사는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로서 한진해운을 지원해 한진칼을 비롯한 한진그룹 전체의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7일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반가량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었고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한진칼 주총 표대결에 영향을 줄지 여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린다.
같은 날 한진 주총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회사측 안건이 모두 통과하고 KCGI는 우호지분 모집에 실패했다. 일부 항공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한진 주총이 한진칼 주총의 사전적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3분의 1에 가까운 만큼 국민연금의 결정과 상관없이 회사측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전문가는 “오늘 주총이 요란하기만 했고 소득은 없었던 주주행동주의에 다시금 불을 붙일 것”이라며 “한진칼 주총 결과를 보고 고무된 일반 주주들이 결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ISS가 반대의견을 냈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족수를 그 어느 쪽도 넘기기 어려운 만큼 모든 안건이 부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을 제외한 25%가 추가로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은 예상보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한진칼에서도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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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27일 18:11 게재]
우호적 주주 vs 비판적 주주 고성으로 아수라장된 주총
한진칼 주총 쟁점은 정관변경 및 석태수 대표 연임안
대한항공 주총 미칠 영향은 엇갈려
"모든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한진칼 주총 쟁점은 정관변경 및 석태수 대표 연임안
대한항공 주총 미칠 영향은 엇갈려
"모든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