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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화, 롯데, CJ.’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이 나오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그룹들이자 투자은행(IB)들이 찾아가는 그룹들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매각을 결정하자마자 유력 인수후보로 언급된 곳들이기도 하다.
이들 그룹은 누구보다도 공격적인 M&A를 지향하고 그에 따른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시장에서도 이들의 투자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룹들마다 현안은 제각각이다. M&A 전략과 투자 방향성도 이에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다.
M&A 시장 단골인 SK, 한화, 롯데, CJ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이전에 비해 정치적 이슈에서 벗어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자금 조달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우량기업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언제든지 손 들 준비돼 있는 재무적투자자(FI)들도 많다.
글로벌 경기의 불안정성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이들 그룹은 오히려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투자 확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신사업 확대냐, 주력사업 강화냐 그 방향성에선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도 눈에 띈다.
SK와 한화는 주력사업이 탄탄한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이 포착된다.
SK는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을 계속하면서 실탄을 마련했다. 주력사인 SK하이닉스에서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고 SK바이오팜이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주력사업에서 들어오는 자금과 합치면 수조원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최소 5조원이다.
SK의 투자 방향성은 IT·제약·소재·신(新)에너지 등 신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신사업 투자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관련 M&A도 관측하는 분위기다. 특히 바이오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을 중심으로 중추신경계 질환 관련 투자를 확대할 방침인 데다, CMO(의약품위탁생산) 부문 역시 SK가 확장해 나가고 있는 영역이다. M&A를 통해 확보한 앰팩(AMPAC) 외에도 추가 M&A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SK는 반도체 위탁생산 전문업체인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는 등 주력사업을 보완하거나 신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쪽으로 M&A를 진행 중이다. 또 5G 투자 확대도 필요한 만큼 확보한 실탄이 여기에 쓰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 역시 M&A를 통해 그룹의 외형을 키워왔다. 재계 6위 한화는 보유한 2조원 이상의 유동자산 중 1조원가량을 현금화하기 쉬워 관련 매물이 나올 때마다 거론된다. 회사채 발행 외에도 연내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계획 중이라 추가적인 실탄 마련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주력사업은 방위산업이다. 현재 항공엔진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2015년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을 인수해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설립했고 지난해 10월엔 한화 기계부문 항공사업을 인수했다. 또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에 FI로도 참여한 바 있는 등 항공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방산이나 항공부품, 금융 관련 M&A에 나서고 있고 향후 삼형제의 계열 분리 가능성을 감안하면 외형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대주주 적격성과 같은 오너 리스크가 불거질 여지가 상존해 있다는 점은 변수”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CJ는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의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주력사업인 화학·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5년간 총 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의 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많은 상황이지만 물류사 통합과 이커머스 확장 등 단계적으로 외형 확장을 꾀하고 있다.
또 ‘일본기업’ 이미지를 벗기 위해 2017년 말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지분 매각을 진행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호텔롯데 IPO 작업을 재개하는 등 지주회사 전환 관련 업무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화학과 식품 분야에선 크고 작은 M&A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도 주력사업에서 추가 M&A 또는 IPO 등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 역시 한화와 마찬가지로 M&A를 통해 커온 기업이라 다수의 M&A 매물에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경쟁이 치열한 유통 관련 투자에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가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CJ는 대규모 M&A 외에 비주력사업 정리에 한창이다. 최근 1년간 비주력사업인 CJ헬스케어와 CJ헬로를 매각하고 조 단위의 쉬완스를 인수하면서 주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매각설이 돌던 국내 사료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정하기도 했다. 수년간 M&A를 진행해온 상황이라 향후 투자 방향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통운을 보유한 CJ 입장에선 제3자 물류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 시장에서 SK, 한화 못지않게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전에 비해 재무여력이 약해진 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높은 점은 고민 요소다.
IB 관계자는 “CJ는 최근 몇 년간 연달아 물류와 식품 부문의 M&A를 진행하면서 재무여력 개선이 필요한 입장”이라며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을 인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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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4월 23일 07:00 게재]
아시아나항공 매물 나오자 4개 그룹 이름 언급
경기 우려 속 성장성 발굴에 조달 여력도 있어
SK·한화, 시너지 기대되는 신사업 투자 확대 움직임
롯데·CJ, 주력사업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외형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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