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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인수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한때 국내 대기업 대다수가 인수후보 물망에 올랐지만 31일 예비입찰 뚜껑을 열어보니 SK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나마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참여하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한 게 위안거리고 꼽힌다. 양사 모두 그간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표명하지 않은 터라 끝까지 완주할지도 미지수다.
주목받는 후보인 SK네트웍스는 지난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했고 이를 통해 정수기 등 렌탈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렌탈시장은 1위 사업자 코웨이 이외에 SK매직ㆍ청호나이스ㆍ쿠쿠전자, 그리고 LG전자 등 국내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 1순위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SK그룹 내부에선 인수 의지가 높지 않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단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 인수(6100억원)로 인해 그간 지속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늘어난 차입금(2조1263억원)을 줄이기 위해 일련의 사업부 매각을 통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2조원이 거론되는 코웨이 예상 매각가격을 감안할 때 주유소 부동산 부지 매각이나 상당한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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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 웅진코웨이는 시장점유율 40~50%의 1위 업체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수기 렌탈이 40%, 공기청정기 렌탈 35%, 비데 렌탈 30%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게 되면 당장 점유율 50% 이상의 시장지위를 갖게 된다. 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관계 있는 회사간 기업결합이라서 ‘수평결합’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시 점유율 1위 업체와 2위 업체간 점유율 차이가 25% 이상이 날 경우 독과점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인수 주체들의 자산 또는 매출액이 공정위 기업결합신고의 기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SKT의 CJ헬로비전 불허사례를 비춰봤을 때 독과점 점유율 심사는 까다롭게 하는 편이어서 1년에 4~5번 정도 불허하는 경우가 나오게 된다”라며 “신고대상 기준에 부합하고 1위사업자 점유율이 그만큼 높게 나온다면 기업결합은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부문을 독과점 심사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생산량이 될 수 있고, 매출이 될 수 있고 또한 기업들이 사업부가 여러 개다 보니 당장은 판단하기 어렵고 신청이 들어오면 판단해야 할 경우의 수가 여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보니 SK네트웍스가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적지 않다. 대기업들 가운데 렌탈부문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LG전자가 코웨이 인수에 나설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란 것. 하지만 LG전자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굳이 경쟁적으로 인수에 나설 필요성이 크지않다.
IB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게 될 경우 경쟁구도가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다는 점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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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후보인 하이얼의 인수의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하이얼은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등장한 중국회사다. 2012년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 인수에 나설때나 지난 2015년 MBK가 코웨이지분 30.9% 매각을 시도할 때 모두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모두 다 중간에 발을 뺐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회사다 보니 한국시장 진출을 위함이란 해석이 많지만, 막상 인수전에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 등으로 중도 포기했다.
여기에다 중국에선 사실상 방문판매가 금지되다 보니 중국 내에선 웅진코웨이의 강점을 살리기 힘들다. 단순히 한국시장만을 보고 들어오기에는 중국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부담스럽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코웨이 지분 매각에 나설 때 하이얼이 CJ와 손잡고 인수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때문이다.
과거 코웨이 매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2015년 당시에도 하이얼의 실제 의도가 불문명 했다”라며 “같은 제품도 여러 사업부에서 진행하다 보니 어느 사업부가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는지에 따라서 인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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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들은 한발짝 떨어져서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 수차례 등장한 매물이라서 회사의 사정에 대해선 이미 많은 정보가 알려진 상황이다. 결국 가격이 문제란 뜻이다.
웅진코웨이 측에선 매도자금융까지 제공하면서 인수가격(2조원) 회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사모펀드들이 생각하는 가격과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대기업 어느곳도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표현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서로 경쟁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릴 유인이 없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칼라일이나 베인캐피탈이나 회사의 사정에 대해선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라며 “인수에 성공하느냐 보단 얼마나 적정가격에 인수하느냐가 사모펀드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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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1일 16:0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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