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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이 현대케미칼의 대규모 신디케이티드론(syndicated loan) 금리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회사는 낮은 금리를 원하지만 재매각(Sell down)까지 고려해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선 요구를 온전히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케미칼은 산업은행과 중질유 분해설비(HPC, 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설비 투자금 조달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2014년 현대오일뱅크(지분율 60%)와 롯데케미칼(40%)의 합작사로 석유류 및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지분율대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주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작년 5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안에 HPC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사업 규모는 2조7300억원으로 자금은 금융기관 차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회사는 3월 2500억원, 7월 1900억원, 10월 3000억원 등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채 발행 등을 감안해도 1조원 이상의 금융권 차입이 필요하다.
회사는 일찌감치 산업은행과 차입금 조달 논의를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2015년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의 합작사인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공장 설립 자금을 주선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 신디케이티드론 주선에 강점이 있다. 아직 주선 권한(맨데이트)까지 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선사 역할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협상은 몇 개월 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와 산업은행이 생각하는 금리 수준이 달라 이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분위기다.
현대케미칼은 회사 설립 후 산업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연 3.7%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지금은 그 때보다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보다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빌리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당장 급한 상황은 아니다. 최근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됐다.
산업은행의 조달력을 감안하면 회사가 바라는 금리 수준을 맞춰줄 수는 있다. 가장 최근 발행된 1년물 산금채 이율은 1.36%, 30년물 이율은 2%다. 웬만큼 무리한 조건이 아니라면 이윤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 대규모 프로젝트는 산업은행이라도 혼자 맡긴 버겁다. 결국은 여러 시중은행과 함께 대주단을 구성해야 하는데, 금리가 너무 낮다면 다른 금융사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17년 3000억원을 넘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800억원으로 줄어든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쪽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협상도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다만 결국은 접점을 찾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대케미칼의 사정이 급박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조달 계획을 세워 뒤를 든든히 해둬서 나쁠 것이 없다. 이 정도 거래를 산업은행 빼고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자본시장에서 다시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산업은행 역시 연내 대규모 주선 실적을 쌓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금리 협상 역시 당연한 과정이란 평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와 금리를 두고 접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 역시 “금리 이견차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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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1일 07:00 게재]
현대케미칼 2.7兆 설비, 조단위 차입 필요할 듯
‘금리 인하’ 회사 vs. ‘재매각 염두’ 産銀 입장차
회사·産銀 상황 고려하면 결국 접점 찾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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