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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안팎의 복합적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국민들의 반일 정서 악화가 롯데그룹의 주가 하락 등으로 연동되면서, 기업에 대한 가치 훼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본시장에서 롯데그룹은 여전히 ‘딜(Deal) 화수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적 이슈 등 불확실성이 반복될 여지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우려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핵심사업(화학·유통)의 업황 악화와 더불어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증시 급락 등의 매크로 이슈를 롯데그룹의 불안정성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핵심 사업의 영업환경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이라, 반등 요인을 찾을 수 없는 점이 가장 문제라는 분석이다. 삼중고가 맞물린 만큼 투자자 홀딩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 마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포함해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악화되는 국면마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등의 주가는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추락했다. 지수 급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롯데그룹 주가의 하락세도 일부 멈추긴 했지만, 어디가 ‘진짜 바닥’일지는 가늠이 쉽지 않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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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속앓이 중이다.
롯데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빅이슈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호텔롯데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도 예정되어 있다. 특히 IPO 딜이 꾸준히 나올 만한 대기업은 롯데 정도뿐이다. 롯데그룹과의 관계 구축에 신경써 온 주식자본시장(ECM) 담당 영업역(RM)들의 속내가 복잡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 밖에도 롯데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원매자로 자주 거론되는 만큼, 롯데그룹 안팎의 흔들림은 IB들의 실적에도 무관하지 않다.
롯데 관련 거래에서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황 리스크뿐만 아니라 이번에 겪은 불확실성의 부각 역시 롯데 관련 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딜은 수익성이 높다기 보단 증권사의 트랙레코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가뜩이나 벨류에이션 책정에 있어서 대기업의 눈높이와 괴리가 있을 때가 많은데, 이처럼 중장기적인 불확실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더해지면 딜을 가져와도 걱정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선 롯데그룹이 ‘일본 프레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너일가 및 주주 구성 등에서 일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보니, 향후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도 롯데그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동빈 회장이 ‘착한 기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롯데지주와 그 밖의 주요 계열사의 주주구성(일본자본) 정리 말고는 실효성이 없다는 진단이다.
롯데그룹은 앞서 일본주주로 구성된 호텔롯데를 이른 시일 내 상장시켜, 일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오히려 딜레마가 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L투자회사, 패미리 등 일본주주로 구성된 국내 사업체다. 호텔롯데가 국내 상장을 검토 중인 만큼, 일본투자자를 국내 자본을 통해 엑시트(투자 회수) 시켜준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간 면세점 사업 등 밸류에이션 문제로 상장이 지연되고 있었지만, 반일 문제가 터지면서 부가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더 많아지게 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역시 호텔롯데와 마찬가지로 일본 기업들이 상위에 있다 보니 롯데지주 아래에 있는 계열사들도 넓게는 일본 회사로 봐야한다는 정서가 형성된 것 같다”며 “대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시장에서도 롯데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보고 있지만, ‘국적 리스크’를 끊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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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09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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