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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가 '3중고'를 겪고 있다. 조(兆)단위 규모였던 CJ헬스케어 인수로 갚아야 할 차입금은 많은데, 공들여온 중국 시장 부진은 심상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오너리스크에 따른 국내 불매운동까지 덮쳤다. 업계에선 회사의 재무구조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떨쳐낼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룹 명운 건 조 단위 'CJ헬스케어 M&A'…상환능력 보일 시기 터진 '오너 리스크'
한국콜마의 지난 1분기 총차입금은 직전 연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1조1200억원 수준이다. 작년 4월 CJ헬스케어 인수 과정에서 9000억원가량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당시 한국콜마는 총 1조3100억원인 거래액 중 약 6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7100억원 중 3500억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PE·스틱인베스트먼트·H&Q코리아 등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조달했다. 자체자금으로 투입한 금액은 약 36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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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지난 2017년 100.98%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69.99%, 올 1분기엔 173.12%까지 치솟았다. 이는 회사 신용도에도 반영돼 지난해 장·단기 신용등급도 각각 'A-'와 'A2-'로 한 단계씩 하향됐다.
애초 그룹의 명운이 달릴 정도로 큰 규모의 M&A이다보니 시장의 평가도 엇갈렸다. 기존 화장품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제약 분야로 미래 먹거리 강화에 나섰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기업가치 제고를 보여줘야 하는 게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불매운동과 중국시장 부진이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다. 특히 전자의 경우 외부 변수가 아닌 대주주가 스스로 초래한 상황이라 오너 경영을 둔 비판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7일 임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청하게 한 극우 성향 유튜브 영상이 파문을 빚었고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납품업체에도 불똥이 튀어 업계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주 고객사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터미·미샤·카버코리아·제이엠아이앤씨 등의 제품 70~80여개는 일명 '불매리스트'에 기재돼 온라인 상에서 확산 중이다.
한국콜마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화장품 분야의 매출 비중은 79.1%에 이른다. 이미 납품 받는 주요 기업 중 계약 취소를 요구한 곳도 있다고 알려졌다. 업계 내에선 H&B스토어에 납품하는 D사 등이 거론된다.
윤 회장은 11일 논란에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며 회장직을 사퇴했으나 본인 및 자녀의 그룹 정점 경영권엔 변함이 없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이사직 사퇴에도 여전히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0.1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 한국콜마 지분도 0.49% 보유 중이다. 장남인 윤상현 대표도 현재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8.67%를 보유한 2대주주로 있다. 이미 지난 2012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승계 준비를 마쳐놓아 지분 상속만으로도 수월하게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다.
정작 오너리스크로 인한 피해는 소액주주 등 투자자들에 전가된 모습이다. 한국콜마 주가는 12일 한때 최저점 4만585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분기엔 CJ헬스케어 인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9만원까지 호가한 바 있다. 1년여만에 반토막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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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중국 진출도 '삐걱'…CJ헬스케어 IPO 옮겨붙을까 노심초사
불매운동으로 국내 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2년 전부터 준비해 온 중국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한국콜마는 베이징 법인에 이어 2016년 우시 법인을 설립해 중국시장 확대에 나섰다. 바이췌링·프로야 등 대형 오프라인 업체 다수가 위치한 우시 인근의 상하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최근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투자도 이어졌다. 한국콜마의 전체 채무보증잔액 약 1700억원 중 1000억원이 우시법인에 해당하고, 지난 2년간 시설투자에만 400억원을 들였다. 우시법인의 지난 1분기 CAPA(생산능력)는 5400만개로 전체 중 약 30%를 차지한다. 화장품 관련 대부분 제품 생산이 가능해 하반기 신규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우시 인근 상하이 지역 내 한국 화장품 ODM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본격적인 현지 진출을 기대한 한국콜마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콜마와 함께 국내 ODM 대표기업인 코스맥스는 올 2분기 중국 상해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80% 역성장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작년 말 국내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 부진을 겪었다. 화장품업계에선 이들 업체의 상하이 지역 부진은 '발빠르지 못한 온라인 트렌드 대응'으로 지적된다.
다른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광군제 등 중국 특수가 하반기에 몰린다는 걸 감안해도 상반기 중국 상하이 업황이 모두 좋지 못하다"며 "광저우 지역 내 유통 업체들은 적기에 온라인 시장을 공략해 신규 고객을 빠르게 모으고 있는 반면 상하이는 고객사인 대형 오프라인 중심 업체들이 온라인 트렌드를 읽지 못해 부진을 겪고 있고, ODM 업체들도 함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차입금 부담이 큰 상황에서 국내 불매운동과 중국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 그룹 차원의 재무 리스크로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재무부담 해소를 둔 가장 중요한 기점인 CJ헬스케어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콜마와 FI와의 약정에 따르면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CJ헬스케어 모회사 CKM의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은 한국콜마가 보유한 CKM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동반 매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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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13일 18:1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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