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11번가, 타 사업자와 연계…CJ와 미디어 협력 추진”
입력 19.09.09 07:00|수정 19.09.10 09:15
11번가 변화 시사…구체적업체 언급은 피해
비통신부문성과 밝혀 "매출절반 이상 자신"
"중간지주전환, 내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다"
  • 박정호 SK텔레콤(SKT) 사장이 향후 타 사업자와 연계를 통한 11번가의 확장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업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글로벌 이커머스업체를 대상으로 11번가와의 협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CJ그룹이 자사의 통합 OTT서비스 ‘웨이브’에 협력할 것으로 자신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T 사장은 직전일(5일) 제주도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에서 “11번가의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라며 “‘어떤 사업자’와의 연계를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특정업체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내에서도 11번가의 사업 확장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내보단 해외 유력 사업자를 위주로 11번가의 해외직구 서비스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미국 아마존, 중국알리바바 및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과 접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KT는 잇따른 M&A 및 신사업 투자 등을 통해 OTT(웨이브)·유료방송(SK브로드밴드)·보안(ADT캡스)·음원서비스(FLO) 등 통신업과 연계된 사업군을 꾸준히 늘려왔다.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며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커머스(11번가) 분야가 약한 고리로 평가됐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손익분기점(BEP)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적자 우려에선 벗어났지만, 앞으로의 육성 계획을 두고서는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11번가가 글로벌 유력 업체와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특히 유통업계에선 아직 공식적인 한국 진출에 나서지 않은 아마존이 최우선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을 벤치마킹해 구독형 비즈니스를 구상중인 SKT 입장에선 글로벌 업체의 사업모델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로도 거론된다.

    SKT는 "11번가 체질 개선에 이어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OTT서비스 ‘웨이브’의 성과를 설명하며 CJ그룹의 합류를 자신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정호 사장은 “지상파 3사, TV조선, JTBC등 CJ를 제외한 콘텐츠는 확보한 상황이다”라며 “CJ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협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정호 사장은 이동통신(MNO) 본업을 제외한 비통신사업(Non-MNO)의 매출비중을 절반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청사진으로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텔레콤 중심의 버라이즌 보단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AT&T를 롤모델로 밝히기도 했다. 또 자신의 부임 이후 성과를 보지 못한 ▲단말기 자급제 ▲중간지주사 전환을 언급하기도 했다.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며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