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제2의 케이엠더블유(KMW)’ 발굴이 한창이다. ▲기본적으로 핵심 사업에서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전기차(EV)·차세대이동통신(5G) 등 미래산업 부문에도 경쟁력이 있어 가시적인 수혜가 가능한 기업이 아니면 상장하기 어려운 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을 중심으로 성장성만을 따지던 분위기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주식자본시장(ECM)으로의 자금 유입은 생각보다 원할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관투자가의 기호를 파악하고 종목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IB들 사이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큰 업종은 전기차와 5G라는 진단이다.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 중이고, ‘4차 산업’이라는 성장성 트렌드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즉 ‘안정성’와 ‘가시적인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다 노리는 셈이다.
기관투자가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사례로 케이엠더블유(KMW)를 들 수 있다. 케이엠더블유는 통신장비업체로, 20년이 넘는 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5G 상용화’라는 변곡점을 맞으면서, 5G 장비·부품주 전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1만원 안팎이던 주가가 7만원 넘게 치솟으며 하반기 급락장에서 거의 유일한 텐베거(ten-begger; 주가가 10배 오른 종목)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는 자금 부족으로 투자가 지연되는 등 시장의 신뢰를 잃기도 했지만, 지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위 자리에 올라있다.
최근 기관들 사이에서 '케이엠더블유같은 공모주 어디 없나'라는 말이 나오는 건 이런 까닭이다. ‘수혜 포인트’가 명확하고 미래산업 성장 추이에 따라 실적 추정도 어렵지 않은 까닭이다. 한 업종에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조정 불씨’가 유효한 만큼, 먼 미래의 성장 가능성보다는 기술 변화에 따라 당장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럽의 정책을 좌우하는 독일의 전기차 판매 급증 영향으로 전기차 부품 및 배터리 기업 발굴도 확대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로 전기차 관련업 뛰어든 것도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분야라면 그 아래에 있는 벤더 기업들을 발굴하기도 용이해서다. 한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벤더들이 공모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 펀드매니저들이 전기차 관련주를 펀드당 하나씩은 꼭 담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 등에 재계 2위인 SK그룹이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시장 플레이어들의 관심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기술특례 상장보다는 단순 제조라도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라는 진단이다. 향후 폭발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투자 척도로 부각되는 셈이다.
지난달 수요예측 실패 사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마니커에프앤지(마니커F&G)가 선방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다. 마니커에프앤지는 지난달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수용예측에서 1056.91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가 역시 공모밴드 상단인 4000원에 결정된 바 있다.
마니커에프앤지가 냉동·냉장식품 전문 제조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수혜는 예상되지만 폭발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나 급식업체, 이커머스 등의 고객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장에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마니커에프앤지 사례를 보면 기관투자가들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막연한 성장 기대감보다는 현실적으로 와닿는 성장성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08일 09:00 게재]
풍부한 유동성에도 눈높이 깐깐해지는 기관투자가
성장성은 기본이고 수익성까지 '두 마리 토끼' 노려
전기차·5G 관련 발행사 발굴 위해 IB들도 접촉 늘려
큰 한방보다는 밸류 할인 등 현실적인 부분 투자 척도
성장성은 기본이고 수익성까지 '두 마리 토끼' 노려
전기차·5G 관련 발행사 발굴 위해 IB들도 접촉 늘려
큰 한방보다는 밸류 할인 등 현실적인 부분 투자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