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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WeWork)의 기업공개(IPO) 무산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투자의 환상을 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위워크는 매출 18억달러에 손실 19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이어왔지만 이 때문에 손실 폭은 더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위워크는 1달러를 벌 때마다 2달러를 지출한다”며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 투자액과 맞먹는 24억달러를 썼다”고 지적했다.
위워크 가치는 연초만 해도 470억달러로 책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140억~150억달러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는 1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워크는 벌써부터 ‘최악의 IPO 실패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곤혹스러운 건 최대 주주 일본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위워크를 인수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비전펀드의 자금줄인 사우디 국부펀드 등 중동 투자자들이 제동을 걸었다. 투자규모는 160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줄었고 투자주체도 비전펀드가 아닌, 소프트뱅크가 맡아야했다.
비전펀드는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신성장기업이 승자기업이 될 때까지 집중투자하는 펀드다. 그런데 몇 차례 오판을 시사하는 투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비전펀드 투자를 받은 상장 6개사 중 4개사가 현재 공모가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전펀드 투자, 운용 방식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108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 2호 조성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FT는 “내년 소프트뱅크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위워크의 IPO 무산, 테크버블 우려, 비전펀드 위기론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쿠팡을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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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미국 쿠팡(Coupang, LLC)의 100% 자회사이며, 미국 쿠팡은 비전펀드가 최대주주다. 2015년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10억달러어치 지분을 지난해 비전펀드로 넘겼고, 비전펀드는 미국 쿠팡에 2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비전펀드가 보유한 미국 쿠팡의 지분율을 6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4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쿠팡이 매년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있지만 자본잠식을 겨우 면하는 상태다.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쿠팡에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손금 3조원을 주식발행초과금 3조141억원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 돈을 모두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쿠팡의 존재감이 커졌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0% 수준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쿠팡이 롤모델로 제시한 미국 아마존처럼 압도적 1위가 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자금이 쉼 없이 유입돼야 한다.
미국 쿠팡이 비전펀드를 통해 조달받은 자금이 7000억원가량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센터 확장과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엔 턱 없이 모자란다. 결국 쿠팡이 어떤 자본 확충 플랜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본 확충은 단순히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우선 IPO가 있다. 시장에선 쿠팡이 IPO를 할 것인지와 더불어 하게 된다면 국내에서 할지, 해외로 나갈 것인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있다. 쿠팡 역시 상장계획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내에서 IPO를 추진하면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 측면에서 확실이 이점이 있다. 미국에선 쿠팡이 ‘여러 선택지 중 하나(One of them)’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는 시장 지배자 지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더라도 테슬라요건 상장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쿠팡이 국내 상장을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못하는 쪽에 가깝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쿠팡의 밸류에이션을 국내 시장이 소화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IPO 전체 공모금액은 2조6000억원인데 쿠팡의 기업가치는 10조원을 평가받았다. 쿠팡이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 자금 출처가 해외인 점도 쿠팡이 미국 상장에 힘을 싣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경우에도 위워크 IPO 무산으로 정점을 찍을 테크 기업에 대한 버블 우려가 문제다. 쿠팡의 성장이 한국 시장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해외 상장을 추진할 때 에쿼티 스토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여러모로 단기간 내에 IPO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FI를 추가로 유치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쿠팡 역시 투자자를 유치해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선 담보물이 확실하지 않아 금융권 차입이 여의치 않고 쿠팡을 감당할 만한 FI도 제한적이어서 해외 FI에 의존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기존에 알려진 투자자 외에 비공개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처럼 면적이 넓은 국가에서는 로켓배송이 어렵지만,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배송 부문에서 추가로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즉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해 추가적인 FI 유치가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모회사인 미국 쿠팡이 FI로부터 자금을 받아 유상증자로 쿠팡을 지원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건 앞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적자가 지속되는데 쿠팡의 주식도 계속 증가한다면 투자회수를 염두에 둬야 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압도적 1위와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앞으로 3~5년은 더 버텨야 승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과 이를 위해선 수조원의 새로운 자본을 확보해야 과제를 안고 있는 쿠팡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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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24일 07:00 게재]
위워크 IPO 무산에 '테크 버블'
최대주주 소뱅 투자 방식 우려
비전펀드 의존도 큰 쿠팡에 눈길
자본 확충 필요성에 카드 많지 않아
IPO보단 해외 FI 추가 유치 유력
최대주주 소뱅 투자 방식 우려
비전펀드 의존도 큰 쿠팡에 눈길
자본 확충 필요성에 카드 많지 않아
IPO보단 해외 FI 추가 유치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