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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5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인수가엔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모두 포함돼 있다. HDC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처리 문제는 당분간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를 제 3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매각 외에도 계열사 간 합병 및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남아있다.
HDC그룹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마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승인했다. HDC가 지주회사로 남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주요 자회사들이 병렬로 위치하는 구조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주체가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이기 때문에,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라 증손자회사가 되는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의 지분을 처분하거나 또는 전량 확보하는 과제가 남았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 잔금납입(거래종결)일 이후 2년 내에 해소 해야한다.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이기 때문에 잔금납입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정몽규 회장은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의 발판이 되는 계기”라고 발표하면서도, 관심이었던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처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인수가격은 2조5000억원으로, 차순위를 기록한 애경그룹과 약 1조원의 차이가 났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인수가격 때문에 추후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재무부담을 덜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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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비용항공사(LCC) 업황을 고려하면 당장 매각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항공 여객실적은 2017년도 대비 12%가량 늘었으나, LCC 공급의 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24%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국내 LCC 기업들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할만큼 상황은 악화했는데, 3곳의 신규 LCC 업체가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상당수의 LCC가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인수 여력이 되는 곳은 진에어를 보유한 대한항공,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정도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로 대한항공과 경쟁하게 된 HDC그룹 입장에선 에어부산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제껏 HDC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를 띄우는 데 일조한 애경그룹이 다소 비싼 값을 치르고 에어부산을 인수하는 모양새도 당장 연출되긴 어렵다는 평가다. 유동성이 풍부한 사모펀드(PEF) 업계는 항공업에 대해선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또 단독으로 인수해 국토교통부의 인허가 문턱을 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2년이 넘는 유예 기간 동안 업황의 변화 또는 산업의 구조조정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자체적인 사업 전략 수정을 통해 영업력 강화 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자회사 매각을 언급하는 것은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피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할 여지도 있다.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가 아닌, HDC현대산업개발 또는 지주회사인 HDC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율은 44% 수준으로, 에어부산 시가총액이 약 4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분가치는 1700억원 내외로 평가받는다. 연간 HDC현대산업개발이 4000억~5000억원의 순현금을 창출하고 있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지주회사인 HDC는 현재 140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및 주요 자회사들을 통해 배당수익을 끌어올려 지배구조 개편에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HDC 자회사 중에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투자 여력이 있는 자회사가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하다”며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활용 전략에 따라 외부 매각 또는 그룹 내 잔류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이 밝힌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고려해보면, LCC 사업을 떼낼 유인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처음으로 인천공항에서 취항을 시작했고, 동남아 노선 확대 등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LCC들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지만 반대로 일부 업체들은 사업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대형 LCC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
대형 화물 및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한 풀서비스캐리어(FSC)인 아시아나항공, 국내 및 단거리 국제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LCC로 진용을 갖추면 진에어를 보유한 대한항공과 비견할 만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LCC의 시장진출 문턱을 낮추며 공급 과잉을 방조했다는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HDC그룹이 자발적인 LCC 구조조정을 연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선 에어부산의 주요 주주들과 우호적 관계를 정립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어부산 주주들은 일반 투자자 외에 부산지역에 기반을 둔 10여곳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운영과정에서 주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수년 간 끌어온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도 상당한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HDC그룹의 재무부담이 확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자금이 더 투입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HDC그룹은 하락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그룹 성장을 위한 전략이란 것을 증명하기까진 다소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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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1월 18일 07:00 게재]
에어부산·아시아나IDT 지분 처리 문제
딜클로징 이후 2년내 지분 문제 해소해야
제3자 매각外 지배구조 개편 통해 손자회사 편입 방법 등
FSC 및 LCC 2곳 보유 유일한 기업
자발적 구조조정 통해 LCC 3强 체제 재편 가능성도
딜클로징 이후 2년내 지분 문제 해소해야
제3자 매각外 지배구조 개편 통해 손자회사 편입 방법 등
FSC 및 LCC 2곳 보유 유일한 기업
자발적 구조조정 통해 LCC 3强 체제 재편 가능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