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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움직임은 '플랫폼'을 찾아 나선 기업의 해외 진출(M&A)로 요약된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한껏 줄어들었지만,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고 새 성장전략을 모색하고자 해외로 나서는 움직임이 커졌다. 자문사들의 실적과 먹거리 확보도 이런 움직임에 참여할 수 있느냐에 좌우되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국내 투자시장은 9월 말부터 툭툭 터져 나오는 대형 거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규모 M&A에 소극적이던 현대차가 미국 앱티브와 4조원이 넘는 조인트벤처(JV)설립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해외투자에 인색하다던 현대차그룹이었지만 이 투자로 자율주행분야 세계 3위권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어 글로벌 최강자를 찾는 움직임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GM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SK텔레콤은 디즈니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CJ의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를 찾았다.
연말이 다가오며 이른바 '플랫폼 기업들'에서 더 큰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2년여간 물밑 작업을 마치고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최대 포탈서비스 업체인 야후재팬간의 17조원대 경영통합 방안을 마련했다. 이로써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아시아권 최대 IT서비스 기업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또 국내 1위 배달 앱 기업이자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인 배달의민족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원대 매각을 진행, 사실상 시장통합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제는 트렌드가 되어버린 국내 기업들의 대형 글로벌과 합작사 추진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고하지 않은 미래사업 진입기에 선두업체가 M&A를 통해 모든 분야를 내재화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점을 기업들이 인식한 상황이다. 자원과 자본, 그리고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지만 그만한 점유율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이에 '합작'을 통해 부족한 점을 외부에서 충당하고 성과는 나누고 위험은 줄이는 전략이 현재 국내 기업이 고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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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2019년 상위 M&A 거래는 대부분 이들 거래로 채워지다시피 했다. 이를 제외하고 나면 여전히 남아있는 산업은행이 주도해온 구조조정 성격의 대형거래 몇몇이 전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ㆍ현대중공업으로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거래는 규모가 크고, 관련 작업이 많다 보니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독과점 심사' 이슈는 업종과 국가를 막론하고 거래 종결의 최대 리스크로 남게 됐다.
주식시장(ECM)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유동성은 늘었지만 리스크 투자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됐다.
표면상 가장 큰 원인은 증시가 새 박스권에 갇히며 부진했던 탓이 꼽힌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는 상장사의 성장성이 떨어지며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일례로 올해 코스닥 상장사 총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쨌든 시장 전반적으로 '리스크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얼어붙은 상황이다.
반면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회사채 시장이 이렇게 뜨거울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산업 전망이 부정적이었고, 기업들도 외형확장보단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 차환 외엔 뚜렷한 자금 조달 수요가 없을 것으로 봤다.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넘치는 유동성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향후 불확실성을 대비하려는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수요가 호응하며 뜨거운 한 해를 만들었다. 안전자산인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9월 한때 1.17%까지 급락(가격상승)하는 오버슈팅 장세가 펼쳐지며, 금리가 낮을 때 발행을 해두려는 수요가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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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키워드는 '유동성'과 '리스크 회피'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유동성은 넘치고 있다. 미국은 레포(repo;단기자금) 시장에 돈을 풀고 있고,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양적완화 추세를 유지 중이다. 한국은행도 내년 중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또 자본시장 주요 주체들에겐 이미 충분할 만큼 유동자금이 쌓여있다. 코스피 100대 기업 사내 유보금 총합은 올 상반기 말 기준 73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612조원 대비 20% 늘었다.
아울러 '새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해외 및 국내 연기금들의 자금은 지속적으로 사모펀드(PEF)에 자금을 공급 중이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올해 조 단위 초대형 펀딩을 마무리하고 자금 집행 기회를 찾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따라 벤처업계에도 자금이 대규모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이미 수 차례 완화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더욱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 자금들이 어디에서 소진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일단 국내에선 유동성이 모두 소화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시 해외 시장을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올해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스(PF) 거래가 해외에서 이뤄졌다. 호주 부동산 개발ㆍ독일 헤리티지재단 사업 등 일부 거래는 파열음을 내며 손실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기업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주로 매물을 찾고 있다
한 글로벌 IB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조인트벤처(JV) 설립 ▲유망 스타트업 투자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권 인수 등 M&A와 관련한 거래처를 대부분 해외에서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헤드쿼터가 있는 국내에선 슬림화 작업이 계속 진행됨과 동시에, 생존을 위한 크로스보더(Cross border) 거래는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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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16일 07:00 게재]
'글로벌 최강자 찾아라'...빅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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