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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남매' 싸움이 부각되면서 내년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KCGI가 단일 최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한진그룹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관심의 대상이다. 오너일가 구성원들의 분쟁으로 인해 KCGI가 꽃놀이패를 쥔 것처럼 비춰져서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KCGI는 주주 제안과 투자자 결집은 물론 주가 상승 이후 뚜렷한 투자금 회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KCGI가 ‘오너일가 구성원과 연합 통한 영향력 확대’로 전략을 선회할 경우엔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을 상대로 낸 ‘성명’ 발표 일주일 전후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과거 15.98%였던 지분율은 최근 17.29%까지 늘어났다. 현재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6.46%)과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 지분의 합보다 크다.
현재까지의 한진칼 지분 투자 수익률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CGI는 한진칼의 주가가 2만원대에 머물러 있을 2018년 말부터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지분을 늘려왔다. 경영권 분쟁이 불붙었던 올해 초 한진칼의 주가는 큰 폭의 등락을 보였지만, 최근 또 한번 오너일가로부터 촉발된 분쟁으로 각 시기별로 투자한 주식 모두 수익 구간에 안착했다.
결국 한진그룹의 사업 및 지배구조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했지만, 경영권 분쟁 속 주식을 꾸준히 사모은 KCGI의 수익은 차곡차곡 늘어난 형국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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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가 당장 보유주식을 시장에 매도해 수익금을 챙길 것으로 보긴 어렵다. 대신 내년 주주총회부터는 올해 불가능했던 주주제안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사 및 감사인 선임, 이사보수 한도 조정 등의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 KCGI 추천 인사가 이사진에 진입한다면 그룹의 추후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의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독자노선 외에 KCGI가 오너일가와 손잡고 영향력을 키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 전 부사장의 경우 법률대리인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플랜은 없다"면서도 "복귀가 입장 공개 목적은 아니지만 협의 과정에서 논의될 필요는 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조원태 회장은 내년 3월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돼 재신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 회장은 일단 델타항공을 우군으로 맞이해 약 16.5%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연일 공세를 이어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보를 볼 때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5.31%)·조현아 전 부사장(6.49%)·에밀릴리조(조현민) 전무 등도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그룹까지 지분율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칼 주총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결국 ‘연임’을 노리는 조원태 회장과 ‘재기’를 바라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의 지지가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구든 KCGI의 최대주주 지분 17%가 우호세력이 된다면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원태 회장과 최측근 임원들은 올해 중순 KCGI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조원태 회장 또한 KCGI와 끝까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또한 KCGI와 연합을 모색했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그룹 내 실권을 잡고 있는 우호세력이 전혀없다”며 “KCGI가 한진칼 주가가 상당히 높게 형성된 시점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한 것을 볼 때, KCGI가 조현아 측과 접촉해 전략적 방향성을 설정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KCGI가 뜻이 부합하는 오너일가 구성원과 연합하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KCGI는 과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오너일가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사업 및 지배구조 개선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KCGI-오너일가 연대의 전제는 ’기업가치 극대화’ 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는 물론 이를 위한 명확한 방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까지 KCGI는 한진그룹, 즉 조원태 회장이 내놓은 기업 개선방안에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 또한 조원태 회장에 대한 공세 외에는 그룹 및 주주들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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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24일 17:2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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