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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산은)이 올해 성장지원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을 공고한다. 리그는 ‘중견(기존 미드캡)’을 포함한 4개로, 정책출자자 금액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세부적으론 ‘스케일업’ 리그를 신설해 대형 VC들의 진입로를 늘리고, ‘하드캡(출자총액제한)’을 도입한다. 지난해 출자사업에서 대형 PE들의 강세와 일부 운용사를 향한 ‘LP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보다 많은 운용사에게 펀드 조성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5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이르면 내주 ‘2020년 성장지원펀드 운용사 선정 계획’을 확정 공고한다. 정책출자자 위탁운용금액은 산업은행이 6100억원, 한국성장금융이 1700억원, 산은캐피탈이 1000억원을 출자해 총 8800억원을 꾸린다. 나머지 1조 6000여억원을 민간 자금에서 매칭해 총 2조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출자 금액으로만 보면 지난해 사업규모(8500억원)와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리그별 출자총액도 지난해와 유사하다는 것이 사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산은은 총 4개 리그 중 미드캡(Mid-Cap)에 3000억원, 그로스캡(Growth-Cap)에 3000억원, 벤처에 2100억원, 루키에 400억원을 순차적으로 배분했다.
다만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운용사들의 고른 분배를 위해 리그 구분과 선정 운용사 수 등에 변동을 줄 예정이다.
우선 리그는 큰 틀에서 세 가지로 변경된다. 지난해 '미드캡ㆍ그로스캡ㆍ벤처ㆍ루키' 네 가지로 나뉘었던 리그 구분은 '중견ㆍ스케일업 성장ㆍ스케일업 혁신ㆍ루키'로 이름이 바뀐다. 성격은 작년과 유사하다. '중견'으로 이름이 바뀐 부문은 출자총액을 소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VC들의 진입 경로는 확대된다. 리그별 세부 사항에 따르면 기존에 PE와 VC들이 섞여 경쟁하던 스케일업 성장(전 그로스캡) 리그는 '대형VC형'와 '일반형'을 구분하기로 했다. 전체적인 금액 조정은 있겠지만, 산은과 성장금융 측은 중견 리그에서 줄인 금액의 상당수를 ‘스케일업 성장’ 리그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스톤브릿지캐피탈, 케이스톤파트너스 등이 선정되며 대형 PE가 강세를 보였던 미드캡 리그와는 달리, 자본 여력과 트랙레코드에서 열위인 대다수 VC들은 벤처리그로 눈을 돌려야 했다. 대신PE·SK증권, LB PE 등이 선정된 그로스캡에서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일부 VC들이 선정되며 PE와 VC간 경쟁이 있었을 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 제한을 나눈 적은 없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미드캡이나 그로스캡에는 PE들끼리 경쟁하고 VC들은 주로 벤처 리그 단에 내몰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PE하우스 뿐만 아니라 VC들에도 큰 리그의 진입경로를 열어주기 위해 조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리그별로 하드캡이 적용될 예정이다. 하드캡이란 운영사의 펀드 구성 시의 출자 한도액을 뜻한다. 성장지원펀드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8년도이래 산업은행은 한 번도 하드캡을 도입하지 않았다. 방식은 특정 금액으로 캡(Cap)을 씌우지 않고, 펀드별 최소 결성금액의 200%를 기준으로 출자 한도를 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특정 운용사에 LP들의 출자가 쏠리며 다수의 운용사들의 펀드 조성에 난항을 겪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운용사 선정 수 역시 지난해 19개에서 소폭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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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05일 17:20 게재]
4개 리그 구분, '스케일업' 명명으로 세분화
그로스캡에 대형VC와 일반형 구분
성장지원펀드 사업 최초 '하드캡' 적용
취지는 '기회의 다양성'…선정사 증가 전망
그로스캡에 대형VC와 일반형 구분
성장지원펀드 사업 최초 '하드캡' 적용
취지는 '기회의 다양성'…선정사 증가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