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추가매집" vs "KCGI편에 선 국민연금"…한진칼 신고가 기록
입력 20.02.26 16:03|수정 20.02.27 16:52
한진칼 종가 6만원, 장중 한때 6만4000원 기록
델타 주요 창구인 골드만에 매수세 집중
25일 수탁위 구성마친 국민연금
“국민연금 KCGI 편” 루머에 外人 매수세 집중 분석도
  • 경영권 분쟁중인 한진칼의 주가가 장중 6만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점이 주가 급등의 원인이 됐다.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선 조원태 회장의 우군인 델타항공이 지분 추가 매집에 나섰다는 추측과 함께 국민연금이 KCGI 측 제안에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 회장 우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매입 또는 KCGI의 경영권 장악(테이크오버) 기대감 모두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26일 한진칼의 주가는 장중 한때 6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전일 대비 25%가량 상승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6만원을 넘어선 것은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다. 총 거래량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약 780만주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된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외국인은 이날 약 60만주 이상을 매수한 반면, 매도는 약 1만5000주에 불과했다. 순매수 규모는 약 330억원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이다. 이날 한진칼의 주식거래는 키움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골드만삭스 등에서 주로 이뤄졌는데, 매수 상위 증권사에만 이름을 올린 증권사는 골드만삭스가 유일했다.

    골드만삭스는 델타항공이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로 이용한 창구였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날 지분을 취득한 실질적인 주체가 델타항공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델타항공은 지난 20일과 21일 양일에 걸쳐 한진칼 지분 1%를 추가로 취득하며 총 11%의 지분을 확보했다. 다만 2월13일부터 19일까지 KCGI와 반도그룹이 약 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한 것에 비해 다소 미미한 수준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 주식운용 담당자는 “갑자기 매수주문이 들어오는 것은 매수 주체가 확실할 때 가능한 상황”이라며 “과거 창구거래 이력을 살펴볼 때 델타항공의 추가 매집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진칼 주총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2%대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의결권의 향방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을 위한 수탁자전문위원회의 구성을 최근 완료했고 25일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 안건 및 의결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으나, 의결권 및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구성 목적상 한진칼을 비롯한 일부 기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장중에는 외국계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KCGI 측 제안에 동의할 것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진칼의 갑작스런 주가 상승에 대한 원인을 당장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루머 수준 이상으로 국민연금이 KCGI 측에 동조할 것이란 얘기가 돈 게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