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또 연중 최저가?…멀어지는 ‘새 주인 찾기’
입력 20.03.04 07:00|수정 20.03.05 10:12
대우건설 주가, 연중 최저가 갱신
회복세, 부동산 규제·코로나19에 '발목'
산업은행 지분 가치 8500억원으로 하락
"코로나 여파 탓에 기업가치 변수 많아져"
  •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가 다시 휘청이고 있다. 연초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을 외치며 공격적인 수주 목표를 세웠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악재가 겹치며 주가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헐값 매각’ 논란을 벗기 위해선 극적인 보유지분 가치 상승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시장 평가는 반대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은 3일 종가 기준 4005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가를 갱신했다. 3년 전만 해도 8000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다.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4000원의 벽이 깨졌다가 소폭 회복했으나 다시 연고점 대비 약 15% 떨어졌다.

    대우건설이 연초 내놓은 경영계획에 대한 기대는 컸다. 때문에 주가 회복 기미가 보이기도 했다.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목표를 지난해(10조5600억원)보다 21% 늘린 12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상위권 건설사들이 목표치를 하향하거나 현상 유지를 택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시장평가는 해외 수주와 국내 사업 모두 기대감이 높았다. 대우건설은 1분기 내 나이지리아 LNG 사업의 본 계약을 앞두고 있던 점을 기반해 공격적으로 목표 실적을 늘렸다. 주택 건설 부문에서만 3만 4000여 가구를 확대 공급하고, 플랜트 기 수주분 1조6000억원을 바탕으로 총 매출액 목표치를 9조원 이상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정부의 19번째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주가가 다시 흔들렸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주택 수요를 더욱 위축시켰다. 현대건설(약 13%), 대림산업(약 11%) 등은 물론 대우건설도 10% 정도의 추가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연간 매출 비중으로 치면 80%까지도 주택에 의존하던 회사인데, 현재 코로나 사태가 분양 경기와 건설 사업장에 동시에 미치고 있어 추가 하락까지 염두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상황이다. 지난해 4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 출범한 KDB인베스트먼트는 ‘밸류업(Value up)’을 기치로 대우건설의 지분 50.75%(지난 9월 기준)를 산업은행으로부터 넘겨 받았다. 당시 지분 가치는 1조원을 넘었는데 현재는 약 85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제시한 가격(약 1조6000억원, 주당 7700원)과 괴리는 더 크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년 동안 대우건설 기업가치를 제고해 매각하겠다”고 말했지만 현재로선 달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팔리기도 어렵거니와, 팔리더라도 헐값 매각 논란이 부담스럽다.

    문제는 올해도 기업가치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주택 수요가 언제 회복될 지 점치기 어렵다. 발생할 경기 변동에 따른 입주리스크와, 자금회수 지연 가능성은 재무 불안의 잠재 변수다. 지분가치 하락의 요인으로 불거질 수도 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올해 예상되는 순차입금이 1조 4000억원대로 증가세라, 우발채무 등을고려하면 현금창출 대비 재무부담이 존재하는 회사다”며 “현재 해외부분의 원가율이 개선되고는 있다지만, 어쨌든 진행 주택 프로젝트의 분양대금 유입이 회사의 재무 원천으로 작용해야 하는 곳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도 문제지만, 코로나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추산하기 어려워 기업가치 회복에 변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