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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1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며, 자사주 매입 시도 자체는 선제적이었다는 평가가 존재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과 예상 밖의 저유가 지속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단순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인한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발행 주식 수의 5%에 해당하는 자사주 462만8000주(보통주)를 매입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5785억원 규모다. 이는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1월 30일) 기준액으로, 당시 종가는 1주당 12만5000원 상당이었다. 24일 기준 종가가 7만2000원으로 40% 이상 빠진 상태라 자금 소요에 대한 부담감은 줄고 있지만, 그만큼 매입 발표에 대한 효과는 누리고 있지 못한다는 평가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매입 목적은 ‘주주 가치 제고’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아 예전만큼 배당을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다른 방식의 환원책을 제공하고, 주가도 관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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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이후 시장 반응은 반으로 엇갈렸다. 한 대형 증권사 SK이노베이션 담당 A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손실은 리포트마다 7000억원 선으로 수렴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8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의 손실까지도 내다보고 있다”며 “연간 배당액을 3000원으로 5000원가량 줄였고 지분 매입을 반드시 현금 유출로 볼 수는 없어, 분기 적자가 현실화되기 전에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과 저유가로 평가의 무게 추는 점차 “주가 부양은 고사하고, 방어 효과마저 떨어진다”로 바뀌는 분위기다.
다른 증권사 B 연구원은 “요즘 상황에선 소각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실적에 유의미한 변동이 없다면 패시브 투자(Passive Investment, 지수 투자)에서 물량 출회가 나와 주가에 역효과가 난다”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소각 여력도 없었던 상황이라 자사주 매입을 좀 더 고민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도 줄을 이었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낮췄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증설이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고, 진행되는 주주환원 정책이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이번 부양책을 두고 “투기등급을 앞두고 가용 현금을 반년이나 묶었다”며 이미 채권 투자 기관을 중심으로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양책이 별다른 효력을 보이지 못하는 지금, 주가 반등의 관건은 결국 코로나의 진정세를 통한 정유 부문 수익성 회복, 그리고 우발적 채무 리스크로 불거질 수 있는 LG화학과의 소송전 해결이라는 ‘정공법’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증권사 C 연구원은 “연간 설비투자 비용은 회사 추산치로만 3조원가량이다. 정제마진과 재고평가 손익에 따른 어닝쇼크는 계속되는데 수익이 안 나는 전기차 배터리 집중 투자는 내년까지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 OSP(원유공식판매가) 하락 반영으로 주가 회복의 기회가 올 수 있지만, 코로나 진정을 통한 유럽과 미국의 수요 회복과 LG화학 소송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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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25일 07:00 게재]
SK이노베이션, 오는 5월까지 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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