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가 임차인?…'상장 大魚' 물류리츠로 모이는 기대감
입력 20.05.12 07:00|수정 20.05.14 09:49
자산운용사들, 물류부동산 기초로 리츠 준비 중
쿠팡·마켓컬리 등 임차인으로 투자 기대감 높여
장기계약 탓 불발 시 자산처분 리스크
  • 하반기 상장이 예고된 국내 최초 물류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거론되는 규모가 역대 리츠 중 최대 규모인 데다 편입자산인 물류센터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도 투자 열기가 가장 뜨겁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사가 주 임차인인 점도 눈에 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각 자산운용사들은 물류부동산을 기초로 한 리츠 상장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켄달스퀘어자산운용 모회사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프로퍼티스가 3분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ADF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자산운용 등이 있다.

    물류부동산은 그간 오피스나 리테일 대비 위험자산이란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 부동산이 고평가됐다는 부담이 확산하면서 물류부동산으로 투심이 옮겨오고 있다. 그간 해외 투자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왔지만 지난해부터 간접투자상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투자자 비중도 50%대로 높아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켄달스퀘어의 물류리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리츠는 자산규모 2조원에 공모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국내 리츠 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편입 예정인 주 물류센터는 김포로지스파크, 산하로지스파크 등 10곳으로 대부분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 인근 물류센터는 최근 수요가 높은 신선식품 배송에 있어 입지가 유리한 데다 교통접근성이 물류비용을 줄여 자산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투자 수요가 높다.

    이커머스 업황 호조에 기반한 안정적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도 투자 매력으로 언급된다. 이커머스사들은 치열한 경쟁 탓에 거래액은 수십조원대임에 반해 정작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거래액만큼은 담보된다는 점에서 물류부동산 투자자가 이 수혜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리츠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물류리츠에 대한 투자 열기가 상당하다. 배당수익률이 관건이겠지만 물류는 기본적으로 지금 가장 핫한 산업군인 데다 거래액 증가까지 감안하면 흥행이 예상된다"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수익성 저하를 감수하고 경쟁 중인데 그 수혜는 고스란히 물류부동산이 입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이커머스 시장 매출이 연평균 15.4%씩 늘 거란 분석도 나오면서 시장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는 중이다.

    투자자들이 물류리츠에 주목하는 데엔 임차인 효과도 크다. 쿠팡과 마켓컬리, 위메프 등이 임차인인 수도권 주요 물류센터가 해당 리츠에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에 아마존이 임차한 물류센터를 편입한 펀드로 일주일 만에 2300억원을 벌어들인 사례는 시장에서 임차인 효과, 즉 '아마존 효과'로 자주 거론되는 사례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만을 생산하는 물류센터보다는 저온과 상온 기능이 모두 내재된 복합 물류센터 수요가 훨씬 높은데, 쿠팡은 신선식품과 일반 공산품을 함께 배송한다는 점에서 각 자산운용사들이 탐낼 만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도한 기대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장점으로 거론된 '임차인'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안전사고 등 대외 변수로 자산처분이 골칫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 주로 언급된다.

    한 증권사 리츠 연구원은 "물류는 통상 10년 이상 장기임차 계약이 일반적이다. 임차인도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일 수 있지만 만약 임차인이 연장하지 않으면 자산 가치는 급격히 떨어져 처분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더욱이 물류센터는 최근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례처럼 그간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예상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과도한 기대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