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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의 예비입찰이 흥행에 실패했다.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과 주요 사모펀드(PEF)들은 발을 뺐고, 입찰에 참여한 해외 PEF 운용사 약 2곳도 두산그룹의 눈높이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이 이달 초 실시한 예비입찰에는 당초 유력한 SI로 거론됐던 롯데케미칼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보고까지 마쳤지만 결국 기업가치평가에 대한 부담이 커 참여하지 않았다.
공개매각으로 전환하기 전 매각 협상을 진행했던 스카이레이크도 일찌감치 매각 중단 통보를 받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국내 독립계 및 금융권 재무적투자자(FI)들도 불참했다. 현재(4일) 기준으로 예비 입찰엔 글로벌 PEF 운용사 KKR과 칼라일 등 약 2곳만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 지면서 두산그룹과 주관사 측은 입찰 일정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산그룹과 인수 후보자들의 눈높이 차이가 흥행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두산그룹이 스카이레이크와 협상 당시 거론된 매각 금액은 최초 약 6000억원이었다. 매각대상은 두산솔루스 지분 51%로, 거래가 진행되던 당시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 약 8000억원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였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스카이레이크는 61%(우선주 포함) 지분율에 대해 최대 약 8000~8500억원 가격을 제시했으나 역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3월 말부터 두산솔루스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현재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 지분가치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현재 두산그룹의 희망가격은 이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스카이레이크와 협상이 무산된 점, 그리고 현재의 주가 상황을 고려하면 경영권 지분 가치로 약 1조원대 이상의 인수가격이 제시돼야 협상 테이블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다. 두산 측은 매각 대상 지분 51%에 더해 인수 후보가 희망할 경우 61%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 중이다. 그러나 현재 입찰에 참여한 후보들 가운데 두산그룹의 눈높이를 맞춘 곳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그룹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급할 것이 없다. 자산 매각을 전제로 산업은행으로부터 긴급자금 지원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부턴 ‘명분’보다 ‘실리’를 찾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산솔루스를 매각 하겠다는 전제가 확실하다면 서둘러 매각을 추진해 몸값을 낮춰 매각에 나설 유인 또한 적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종 입찰때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후보들이 제시한 금액은 과거 스카이레이크 제시 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자산매각을 통해 회수금액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흥행이 저조한 상태에서 매각을 종용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두산솔루스 매각의 성사 여부, 그리고 불발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자회사의 매각 작업이 시작될 지 여부다. 채권단 측은 일단 오는 9월까지 두산솔루스의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이미 국내 일부 SI와 주요 PEF들도 두산솔루스 매각의 장기화 또는 불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프라코어 및 밥캣 인수를 위한 사전 검토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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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04일 14:38 게재]
신동빈 회장 보고 후 롯데케미칼 불참
국내 SI, PEF들도 대거 불참
KKR·칼라일 등 외국계만 일부 참여
두산 조단위 거래 희망…참여 후보도 눈높이 못미친 듯
9월까지 매각 지연시 인프라·밥캣 매각 스타트 전망
국내 SI, PEF들도 대거 불참
KKR·칼라일 등 외국계만 일부 참여
두산 조단위 거래 희망…참여 후보도 눈높이 못미친 듯
9월까지 매각 지연시 인프라·밥캣 매각 스타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