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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테크(Prop Tech;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의 충돌로 촉발된 이른바 ‘부동산판 타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상 업체는 한창 초기 투자 유치가 진행 중이던 가운데 법적 다툼을 시작하게 됐다. 동종 스타트업의 긴장감은 상당해졌다.
다만 이들을 ‘혁신 업체’라 추켜세우던 담당 부처들은 갈등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부처들의 중재 능력이 힘을 잃으며 ‘타다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부동산 시세 제공 업체 ‘빅밸류’를 검찰에 고발한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감평협)는 유사 업체에 대한 추가 고발 가능성을 밝혔다. 감평협 관계자는 “금융위 샌드박스로 지정된 빅밸류와 나머지 3개 업체의 유사 감정 행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나머지 업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빅밸류는 지난해 금융위원회(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창업 5년차에 맞이한 호재로 투자 추진도 본격적인 물꼬를 텄다. 지난해 말부터 사업 확장을 위해 준비한 약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는 코로나 여파로 일정이 연기되고 있지만, 신한퓨처스펀드 등 금융사들의 선투자를 끌어내며 순항 중이란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군과의 갈등 조짐이 시작됐다. 지난해 6월 금융위가 빅밸류를 샌드박스 사업자로 지정할 당시 감평협의 지속적인 반대 의사 전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금융위가 반려하고, 이달엔 서비스 지정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결국 검찰 고발이 진행됐다.
빅밸류와 감평협이 ‘법 위반성’을 두고 서로 간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유관부처인 금융위와 국토부는 아직까지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금융위 측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며, 국토부의 유권해석이 있었기 때문에 행정 절차의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 중이며, 국토부는 “의뢰 받은 내용을 해석했을 뿐이고, 금융위에 정확한 사실 판단을 요청했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금융위 샌드박스 지정 업체는 최대 4년까지 현행 금융규제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샌드박스의 취지에 따라, 이후 담당 부처는 ‘안정적인 서비스가 진행됐다’는 평가가 취합된다면 법령 정비를 논의해야만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과거 ‘타다 사태’를 비춰 봤을 때, 차후 유관부처가 이해당사자를 불러 모아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감평협 측이 금융위와 소통을 중단한 부분에서도 파열음이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사 사례는 다른 업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4월 사업을 중단한 타다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반반택시(코나투스), 파파(큐브카) 등은 ICT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 모빌리티 업체는 50억원 내외의 시리즈A 투자를 이끌어내며 확장세를 노리고 있지만, 김보섭 큐브카 대표가 검찰에 송치당하는 등 악재를 겪고 있다.
법무법인 비트의 조은별 규제 샌드박스팀 변호사는 “샌드박스 지정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와의 합의 등이 고려되지만, 허가가 나더라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추후 소송전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며 “샌드박스에 포함되는 기간 동안은 원칙적으로 합법이 맞지만, 상대방 측에서 ‘당초 부여된 사업 권한을 벗어났다’고 주장하거나 비법률적인 다툼을 이어가는 등 다양한 갈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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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31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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