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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모호한 사업 내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유관부처의 예산 마련과 사업 공고에 한창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업성이 떨어지는 기존 정책이 반복되거나 실현 가능성이 적은 내용이 주가 됐다는 지적이다. 수혜를 기대했던 건설업계는 예상보다 더 저조한 수익을 추산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국토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시·도 선정의 광역 공모사업 접수계획을 공고했다. 해당 사업은 이달 국토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반영된 ‘그린 뉴딜’ 사업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김현미 장관 주재의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에 관한 단체장 간담회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컨설팅 지원안을 예고하고 있다.
국토부 추경안 내역과 최근의 사업 공고가 나오기 전까지, 이른바 ‘한국판 뉴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76조원’을 강조한 정부의 발표, 확실한 경기부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부처 수장급 인사들의 발언이 힘을 더했다. ‘디지털’과 ‘그린’이란 양대 키워드가 부각되며 새로운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기존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추경안에 따르면 한국판 뉴딜(그린) 항목 중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의 추가 예산은 1992억원으로 국토부가 밝힌 13개 한국판 뉴딜 항목 중 배정 예산이 가장 많다. 이는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이 포함된 또 다른 축, 한국판 뉴딜(디지털 SOC)과 비교해서도 ‘스마트 도로’ 항목을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린’만 떼면 같은 내용의 정부 주도 리모델링 사업은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있었으며, 대부분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들 뿐이다”며 “당장 지난달에도 세금 1억원을 지원해 리모델링을 하고는, 광열비 50만원을 절약하는 수준에 그친 사업을 ‘전시행정’용으로 홍보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통상 지자체와 연계해 진행되는 공공건축물이나 노후건축물 리모델링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마진은 박하고, 계열사들을 동원해 입찰에 나서는 중소 건설사와의 경쟁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가 아니면 사실상 리모델링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를 찾기는 어렵다.
디지털 SOC와 같은 다른 주요 정책들 역시 진행 과정에서 모호함이 더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꺼내든 ‘디지털’ 키워드에 집중하며, IT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들은 기대감이 크지 않다. ‘기후적응 인프라 조성’, ‘ICT기반 도시홍수 대응 체계’ 등 일부 공개된 항목에 대해서도 수익성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SOC사업이 많이 줄어 ‘디지털 SOC’ 항목에 관심은 가지만, 솔직히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며 “이 말, 저 말을 끌어와 붙여 내놓은 것 같은데 돈이 될 거란 기대는 내부에서도 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내부의 ‘눈치 싸움’이 예정된 결과를 불렀단 시각도 있다. 경기 부양과 고용 안정을 위해 ‘뉴딜’을 꺼내 들었지만, 당초부터 정부는 토건 사업과 새 뉴딜 정책이 무관함을 강조하는데 급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토건 기반 부양책에 거부감을 갖고 정책을 꾸렸지만, 실질적으론 ‘인프라 마련’의 주체인 건설을 부양책에서 제외할 수 없어 이런 난해한 내용이 나온 것”이라며 “결국 건설사들은 수익은 못 내고 고용에 대한 압박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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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14일 09:00 게재]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관련 사업 계획 공고
그린 뉴딜, 공공건축물 리모델링 사업 '주력'
박한 마진·경쟁에 대형 건설사 기대감 저하
디지털 SOC도 "구체적 내용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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