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화학,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추진
입력 20.06.24 07:00|수정 20.06.25 09:39
정의선·구광모 회동에 JV도 구체화 수순
현대차 작년 진출한 印尼로 가닥 잡힌 듯
업계선 관련 공식 발표 기대감 커져
현대차·LG화학 동남아 전략 가시화 전망
  •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이 새 배터리셀 합작법인(JV)을 인도네시아에 설립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 것도 협력안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의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의 초기 검토대상이던 충남 당진에서 해외로 눈길을 돌린 뒤, 현대차가 진출한 해외 지역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지난해말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델타마스 공단에 진출한 바 있다. 양사 실무진 차원에서는 새 공장의 부지와 투자규모 등 구체적 논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이전부터 투자시장(IB) 관계자 사이에서는 22일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이 만나 설비 공동출자 발표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는 마친 상태고 결재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진다"라며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이 어디서 만날지 이야기가 오간 만큼 회동 자체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진행된 이벤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조만간 새 JV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및 LG화학은 그간 합작법인 설립계획에 대해 큰 틀에서 인정하는 한편,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양 사가 국내 제조 대기업들의 설비 해외이전(Offshoring)을 우려하는 당국과 합의점을 찾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현대차 담당 한 연구원은 "양사의 새 배터리셀 JV가 처음 업계에 회자된 것이 지난 12월이었는데 회사 측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해왔다"라며 "전기차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진출이 공식화할 경우 현대차와 LG화학의 동남아 지역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거론되던 현대제철 보유 당진부지가 후보지에서 제외된 배경에는 양사의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 선점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것은 물론 LG화학 역시 베트남 빈 그룹과 협력을 통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은 현재 중국과 유럽 중심인 전기차 시장의 다음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이사에 새 JV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전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여러 업체와의 협력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라며 "LG화학과의 협력의 경우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