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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10만 가구 이상의 대량 주택 공급을 결정하면서 건설업계 주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재개발 해제 지역 사업 추진 등 쪼그라든 국내 수주물량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대가 반영되는 분위기다. 다만 공공택지 관련 수혜나 증축 인센티브 등 정책의 불명확성이 아직 크다는 평가가 있어 장기적인 상승 전망에 대해선 경계의 시선도 따른다.
정부는 4일 주택 공급 확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확정했다. 핵심 골자는 군부지 등 택지 발굴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한 신규 물량 13만2000호를 기존 물량과 합산해 총 26만호를 수도권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발표 전후로 장중 현대건설(5.2%), 대림산업(7.6%), 대우건설(6.2%) 등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는 전일 대비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 일회성 손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GS건설은 10% 이상 급등한 2만9500원 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우선주의 경우 현대건설우가 전일보다 25% 오르며 장중 29만원을 넘어섰다. 주요 건설주는 오후 조정을 거쳐 3~6%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으나, 최근 주가 흐름상 전반적으로 상당한 반등이란 분석이다.
기대감은 신규 주택 사업 수주에 몰리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코로나로 인한 2분기 실적 여파에 주가와 실적의 침체기를 겪어왔다. 해외 사업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던 가운데, 연이은 부동산 규제가 악재로 작용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규모는 지난해 대비 16.7%(18만8848가구) 감소하며 국내 사업마저 위축됐다.
이 가운데 정부가 재개발 활성화, 고밀 재건축 도입 등 정비사업 확장(7만호)와 용산 캠프킴, 태릉CC 등 신규택지 발굴(3만3000호)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특히 장기간 수도권 유휴부지의 ‘핵심’으로 지목되던 부지들 상당수가 발표안에 담긴 점은 주택 사업에 보수적이던 정부가 시장에 기존과는 다른 ‘신호’를 주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주가 흐름이 장기적 상승세를 타기에는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 상당하다.
일단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신규 공급 방안의 핵심 중 하나인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도입’를 내걸었다. 쉽게 말해 용적률을 늘려주는 만큼 임대아파트를 더 지으라는 내용인데, 추가 분담금이나 수익분 회수를 두고 조합들의 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라 수혜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세대수가 늘어나면 공사비는 좀 더 받을지는 몰라도, 애초에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는 임대가 끼면 낄 수록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오히려 추가 분담금 압박에 조합이 공공재건축을 포기하는 게 시공사 입장에서도 나은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거론되는 공공택지의 입찰 방식도 숙제다. 추후 보강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위기지만, 통상 공공택지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고질적 문제로 수주를 기피하는 곳이다. 변동성이 큰 사업성도 사업성이지만, 계열회사를 다수 동원해 입찰에 나서는 중견 건설사들과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에서 3기 신도시 공공택지 사업을 앞두고 이를 막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내부거래 가능성 등을 열어놔 구멍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사의 주가가 안 좋았던 이유는 돈을 벌지 못해서라기 보단 정부의 신호에 주로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며 “일단 정부의 유화적인 발표로 전반적인 반등의 모멘텀을 갖게 된 점은 호재지만,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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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04일 15: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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