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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A 거래 중 최대 규모로 꼽히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재팬’ 경영통합이 본격적인 과정에 들어섰다. 지난 11월 경영진의 공식 발표 이래 공언했던 일정은 코로나 사태로 지연됐지만, 고비로 점쳐지던 반독점 심사가 완료되며 거래구조 상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4일 네이버는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공정거래 당국 심사 통과 소식과 종속회사 네이버 J.Hub가 진행하는 공개매수 일정을 밝혔다. 다음달로 다가온 라인 사업회사 분할 관련 주주총회를 약 5개월 정도 지연하기로 공시한지 하루만이었다.
당초 지난해 말 본계약과 올해 1월 라인의 사업부문 분할 관련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거래의 호흡은 빠르게 진행됐다. 하지만 2월 시작된 코로나의 확산세로 거래에 선행돼야할 각국의 공정거래 심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통과된 대만과 최근 승인된 일본의 심사 지연이 가장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 사는 경영통합을 위한 라인 분할 승인 주주총회를 오는 9월에서 내년 2월로 미루기로 합의하며 일정을 순연했다.
해외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 상당수가 일본 현지 상황에 따라 달려 있었을 텐데, 사실 현재도 일본 도심지 공무원들의 행정은 코로나 때문에 '마비상태'나 다름없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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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남짓 시간을 벌며 빠르게 공개매수에 착수했지만, 남은 절차를 따져봐도 여유로운 일정은 아니다.
네이버의 공시를 종합하면, 공개매수는 거래구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사실상의 시작 단계에 해당한다.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Tender Offer)는 1주당 예상 취득가액이 5380엔(약 6만4000원)으로, 현재 네이버의 보유지분(72.6%)를 제외한 범위에서 네이버의 일본 종속회사 네이버 J.Hub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매수하고 있다.
네이버 J.Hub는 이를 위해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에서 약 2조2500억원의 차입을 일으키기도 했다.
거래 과정 간 소프트뱅크는 보유중인 Z홀딩스 지분 44.6%를 라인에 이전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현재 Z홀딩스의 시가총액이 약 35조원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한다면 라인으로는 약 15조원이 넘는 대량의 지분이 이전되는 셈이다. 형태는 라인이 Z홀딩스의 지분을 보유중인 특수목적회사(SPC)를 흡수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라인은 모든 사업부문을 분할해야 한다. 당초 9월 주주총회 역시 이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분할 설립회사(LINE Split Preparation Corporation)가 설립되고 나면 현재의 라인(LINE Corporation)은 일종의 조인트벤처(JV) 역할만 남게 된다. 관련 내용은 내년 2월 라인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 증권사 인터넷 담당 연구원은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에는 이미 라인과 Z 홀딩스의 가치가 반영되고 있다"며 "추후 지분법으로 두 회사의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경영통합 이후 회사 간 시너지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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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관건은 분할 설립회사가 Z홀딩스 산하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라인의 주식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산 상 분할 설립회사의 1주당 Z홀딩스 약 12주가 교부됐어야 한 만큼 약 28억주(Z홀딩스 주식수의 60% 상당)에 해당하는 대량의 신주 발행으로 인한 지분희석 우려가 존재했었다. 이 때문에 Z홀딩스의 주가는 한때 1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다만 통합 발표 이래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던 라인의 시가총액과, 소프트뱅크의 자사주 매입과 자산 매각 등 주가부양책으로 덩달아 뛴 Z홀딩스의 시가총액의 상승률이 지난해 발표시점 대비 약 50% 정도로 비슷한 걸로 대비했을 때 주식 이전 과정에서 가치산정의 큰 변동사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현재 거래과정에 대해 “내용에 대한 변경은 없이 시점만 미뤄진 것”이라며 “공시된 내용에 따라 문제없이 거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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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09일 09:00 게재]
일정 연기 발표 하루 만에 공개매수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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