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는 딜 때문에…아시아나·금호산업·HDC현산 주가 동반 하락
입력 20.08.18 15:43|수정 20.08.18 15:51
협상기한(12일) 지났지만
여전히 대면 협상 날짜도 못정한 현산 vs 금호
1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세
딜 무산 땐 계약금 소송 장기화 가능성
하루가 급한데…코로나 재확산 아시아나 부담도 늘어
  • 반비례 곡선을 그렸던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인수·합병(M&A) 협상 기한이 훌쩍 지났지만 금호산업과 현산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고, 서로 다른 기대감에 부풀었던 양측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아시아나와 현산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6%, 6.5%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 하락률(-2.45%)을 크게 웃돌았다. 아시아나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현산의 최대주주 HDC 또한 5% 이상 떨어졌다.

    과거 아시아나와 현산의 주가는 반대의 흐름을 보여왔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현산의 재무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아시아나는 대규모 자금 유입과 재무구조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산의 주가는 지난 3월, 3년 내 최저점인 1만2000원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고점(3만3800원) 대비 약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부진한 주가는 코로나의 영향도 분명하지만, 유사한 규모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코로나 이전의 주가를 완벽하게 회복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건설 부문은 최근들어 정부의 뉴딜 정책의 최대 수혜 산업군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현산은 이 같은 호재를 누리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새주인을 맞이한다는 기대감은 아시아나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매각 발표 이후 약 4000원대 머물렀던 아시아나 주가는 수직 상승해 2배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하면서 지난해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온 상태다.

  • 반대의 흐름을 보여왔던 양측의 주가는 양측의 협상 종결 예정일이었던 이달 12일 이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일간 아시아나는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현산은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양측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기대감이 크게 줄고, 오히려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협상 종결일이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양측은 여전히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양측의 고위급 임원이 만나 협의를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지만 구체적인 협상 당사자가 누구인지, 또는 구체적으로 어떤 협의를 진행할 지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산의 경우 거래를 포기하면 재무부담을 다소 덜어낼 수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해 왔으나,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발표 대로 매각 측이 현산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계약금 몰취에 대한 부담, 추후 소송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유화 가능성, 산은의 직접 관리 기업 편입 가능성 등 아시아나에 불리할 것 없는 추후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태의 재확산은 아시아나 주가에 당분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관투자가 한 주식운용 담당자는 “양측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는 진정성 있게 협의를 하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실망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협의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주가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